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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탄생
일상의 탄생
  • 교수신문
  • 승인 2021.02.1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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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원 지음 | 행복한작업실 | 3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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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사무기기 운송수단 술 명절 기념일

우리의 ‘오늘’은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

일상의 기원을 밝히고 삶을 재해석하다!

 

환경 문제에 대처할 대안으로 최근에야 발명된 것으로 여겨지는 전기 자동차는 사실 휘발유 자동차보다 약 60년 먼저 태어났고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생산량이 휘발유 자동차를 훨씬 앞섰다. 스코틀랜드 오크니섬의 선사 시대 마을 유적지에서 발견된 화장실은 수세식이었고, 버스로 대표되는 대중교통 시스템을 처음 고안한 사람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는 말로 유명한 수학자, 블레즈 파스칼이었다. 너무나 익숙하고 낯익어서 ‘안다’고 여기는 주변의 사물과 관습 체계, 전통, 명절과 기념일, 그리고 의식주를 포함한 모든 일상이 걸어온 길을 되짚다 보면 뜻밖의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이 책 『일상의 탄생』은 현대인이 하루를 살아가며 쓰고 입고 마시고 즐기고 타고 머물고 기념하는 일상의 동반자들이 어떻게 오늘에 이르렀는지 그 기원과 발전 과정을 추적한다. 우리의 일상을 아우르는 87가지 친숙한 주제를 따라가다 보면, 인류 문명이란 결국 ‘물건’들의 진화와 발전이 조립한 결과물이라는 사실과 맞닥뜨리게 된다. “미래를 알려거든 먼저 지나간 일을 돌아보라”는 『명심보감』의 구절처럼,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과거부터 이어져 온 일정한 패턴과 방향성의 연장선을 그리는 일이다. 이 책은 우리의 ‘오늘’을 구성하는 소소한 콘텐츠들에 새롭게 눈뜨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동시에 ‘내일’을 구상하는 알찬 힌트를 제공해줄 것이다.

 

구글이 선정한 최고의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한국에서 가진 강연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냈다. 1850년대까지만 해도 평균시속 6km/h로 움직이며 평생 11만km를 이동했던 인간은 2000년대에 이르러 평균시속 110km/h로 움직이며 평생 1,100만km를 이동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채 200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삶의 범위가 100배나 확대된 것이다. 물론 그 기간 동안 기차와 자동차, 비행기가 탄생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인류는 갖은 물건을 발명하고 숱한 현상을 발견하며 발전을 거듭했다.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인간의 문명이 수많은 발명품에 기대어 발전해 왔다는 뜻이 된다. 흔히들 역사란 사람이 만들어 낸 장구한 흐름이라고 정의하지만, 갖가지 사물과 물건이 인류 역사에 미친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사람과 물건 사이에 이루어진 상호 작용이 문명을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이끌었기에 인류의 역사는 곧 ‘물건의 역사’이기도 한 것이다.

 

익숙해서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야말로

정말로 소중한 것들!

 

이 책은 현대인의 일상을 구성하는 소소한 것들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거의 매일 머물고 사용하는 주택 속의 공간과 가전제품, 전자 기기, 사무용품을 비롯하여 쉽게 맛볼 수 있는 음식과 음료, 술, 그리고 스포츠 경기의 룰과 각종 스포츠 이벤트의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들, 의류와 쇼핑 생활의 변화, 운송수단의 발전 과정, 게다가 너무나 빨리 다가와 버리는 갖가지 명절과 기념일들. 익숙하고 편안해서 소소하고 자질구레해 보이지만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는 일상의 이력과 역사를 들여다본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오늘’을 이루고 있는 갖가지 콘텐츠들의 의미를 되새기는 동안 상식을 넓히는 동시에 삶을 더욱 깊이 있게 마주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인문 상식의 길을 걸으며

자기계발의 영역으로 나아가다

 

이 책은 일상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는 수백 가지 구성요소 가운데 결코 빠뜨려는 안 되는 87가지를 추렸다. 가장 흔히 소비하는 것들이기에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시간을 바치는 필수 아이템들이다. 그만큼 이 책이 우리의 삶에 밀착해 있다는 뜻! 따라서 책을 읽어나가며 얻게 되는 알찬 상식들은 단순히 머릿속의 지식에 머물지 않고 삶의 현장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소소한 아이디어’의 원천이 될 것이다. 문명을 오늘의 형태로 견인한 위대한 생각들 대부분이 일상의 불편을 해소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돌이켜볼 때, 이 책 역시 ‘어제’와 ‘오늘’을 알고 ‘내일’을 만들어 가는 작은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일상은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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