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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문재의 무시효성
일본군 ‘위안부’ 문재의 무시효성
  • 교수신문
  • 승인 2021.02.1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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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구 외 8명 지음 | 소명출판 | 303쪽

‘위안부’ 문제가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던 1990년대 초와 비교해 볼 때 지금 두 가지의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하나는 식민 지배국 일본과 피지배국 한국 사이의 민족 문제에서 국제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존중받아야 할 여성인권의 문제로까지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이다. 이처럼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여성인권에 대한 말살 행위로서 국제사회에 자리매김시킨 것은 그동안의 ‘위안부’투쟁이 일궈낸 커다란 성과이다. 또 하나는 3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는 동안 초고령화한 ‘위안부’들이 머지않아 이승에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란 점이다.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가 사라진다는 것은 ‘위안부’투쟁사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위안부’ 문제는 모두 죽으면 해결될 것이라는 아베 신조를 비롯한 역사수정주의자들의 내심이 심히 우려되는 바이다.

‘일본 정부는 우리들이 다 죽기를 바라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일본군의 만행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故 김학순 ‘위안부’의 발언이다. 비단 김학순만이 아니라 죽음을 눈앞에 둔 모든 ‘위안부’의 한맺힌 절규로 보아야 할 것이다. ‘위안부’ 문제의 전문가도 아닌 내가 감히 이 책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바로 여기에 있다. 죽는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순간부터 ‘위안부’ 문제의 무시효성이 발효될 것임을 분명히 해두고 싶기 때문이다. 일본 우익들의 바람과는 달리 ‘위안부’의 살아생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가해자들은 길이길이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며, 돌아가신 ‘위안부’의 죽음은 ‘인권의 꽃, 평화의 꽃’을 피우는 씨앗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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