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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있게’, ‘또박또박’ 말하고 분위기를 즐겨라
‘확신있게’, ‘또박또박’ 말하고 분위기를 즐겨라
  • 이민선 기자
  • 승인 2004.07.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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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 발표 전문가가 말하는 ‘학술강연 및 발표 방법’



학술대회에 가면 가끔 듣는 이는 안중에 없이 발제문을 토씨하나 빼놓지 않고 읽어 내려가는 발표자가 있다. 정확히 5분만 지나면 요령 있는(?) 청중은 발표자의 말을 듣지 않고 발제문 만으로 내용 파악을 해버리고, 발표자의 목소리는 메아리가 된다.


그리스 시대 지식인 계층은 수사학과 웅변술을 배웠다. 그들은 말을 할 줄 알았고, 그래서 사람들은 그들의 말을 경청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시대의 학자들은 이러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남을 이해시키는 데는 선천적인 능력에 기댈 수밖에 없고, 능력 없는 사람들은 학술대회에서 공허한 메아리를 쏟아내야 한다.

‘A Guide for Scholars and Anyone Else Serious About Serious Books’의 저자 윌리엄 저마노 시카고대 교수는, 후천적인 노력을 강조하는 사람이다. 연습 또 연습이 주목받는 학술 발표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윌리엄 교수는 거울 앞에 서서, 시간을 맞추고, 텍스트를 음미하라고 조언한다. 텍스트를 계속 읽게 되면 일종의 노래처럼 되는데, 이 때 속도를 높이고 낮춰야 하는 부분이 어디인지, 목소리를 밝게 해야 할 부분과 청중을 슬쩍 봐야 할 부분이 어디인지 알 수 있다고 한다.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에 대한 답변도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적해주신 내용을 질문자와 공유하고 싶습니다. 말씀하신 내용은 지금 우리가 토론하는 내용을 좀 더 명확하게 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등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는 대답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적어도 한 사람은 정말로 이상한 질문을 할 것이라고 예상해야 한다. 윌리엄 교수는 그럴 때에는 “좀 더 생각을 많이 해봐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고 권유한다.

실제 강연회나 발표장에서는 ‘확신 있게’, ‘또박 또박’ 말해야 한다. 입안에서 맴도는 소리는 청중에게 신뢰를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분명하게 말할 수 없다면 적어도 천천히 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한다.

혼자 논문을 발표하는 자리가 아니라면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한다. 청중 가운데 예의 주시하며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윌리엄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강연장에서 발표를 즐기고 편안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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