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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지를 이용한 조선시대 지역지리의 복원
지리지를 이용한 조선시대 지역지리의 복원
  • 교수신문
  • 승인 2021.02.2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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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영 지음 | 푸른길 | 392쪽

 

문적(文籍)의 나라 조선이 남긴 지리지
15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는 변천사로 당시의 지역성을 복원하다

사람들은 산에 기대어 강을 안고 산다. 산줄기와 강의 흐름에 따라 삶이 다양하게 갈라지고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 자연에 적응해 온 삶의 흔적을 상세하게 알 수 있는 자료가 지리지(地理志)이다. 지리지는 지역의 각종 정보를 체계적이고도 종합적으로 기술한 책으로, 자연지리 내용뿐 아니라 역사·문화, 사회·경제, 정치·행정·군사 등과 같은 인문지리 내용까지 담고 있다. ‘문적(文籍)의 나라’로 불릴 정도로 기록 문화가 발달했던 조선에서는 많은 지리지가 편찬되었고, 지리지는 조선시대 지역에 대한 가장 풍부한 정보를 제공한다.

세계화 시대. 지구촌으로 통합되는 한편으로, 지역 간의 격차가 생성되고 독특한 지역 문화가 형성되면서 ‘지방화’ 또는 ‘지역화’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 역설 앞에서 지역 연구는 활성화되고 있으나,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지역성(地域性)을 분석할 만할 자료는 부족한 상태이다. 오늘날의 지역성이나 지역 구조가 과거에서부터 기초하여 형성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과거의 지역지리를 연구하는 것은 현재의 지역을 고찰하고 미래의 지역을 예측하는 데 필요한 작업임이 분명하다.

이에 주목한 저자 정치영 교수는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여지도서』, 『대동지지』 등 4종 지리지를 주로 활용하여 전국의 다양한 공간지리를 환경·인구·취락·산업으로 분류하고 데이터베이스화 했다. 각 항목의 전국적 분포를 확인한 후, 그 분포의 특징을 살피며 영향을 미친 자연, 사회, 경제, 문화 요소들의 상관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당시 사람들이 가졌던 자연관과 환경관 등을 기록을 통해 짐작하고, 이러한 관점에서 분석을 더했다.

이로써 시간적으로는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 달라지는 변화상을 복원하였으며 조선시대 지역을 구성하고 있는 각종 사상(事象)들의 전국적인 변화 양상은 물론, 지역마다 발현하는 특수한 변화상도 포착하였다. 적극적으로 전자지도를 제작하고 분석한, 과거 지역지리를 복원하는 이번 시도가 조선시대 지리지와 지역 연구에 불쏘시개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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