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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돌파구, 기초과학"
"인류의 돌파구, 기초과학"
  • 조준태
  • 승인 2021.02.08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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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개교 50주년 '세계 총장 정상회의' 열어
“열매를 맺는 데 수십년 걸리는 ‘올리브나무’ 같은 기초연구를”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됐을 때, 사람들은 마침내 과학이 승리했다며 기뻐했다. 그런데 백신의 개발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백신 개발이 기록적으로 빨랐다는 것이다. 중국 과학자들이 유전자 서열을 공개한 지 이틀 만에 모더나는 94.5%의 효능을 보이는 백신을 개발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현재 미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모더나 백신은 mRNA 기술에 기반한 백신이다. 이 기술은 필 샤프 MIT 교수가 1970년대에 발표한 RNA 스플라이싱 기술에서 비롯됐다. 이틀 만에 신종 바이러스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50년의 연구와 지식이 뒷받침된 결과였다. 이 뒷받침이 오늘날 대학에게 주어진 사명일 것이다.

카이스트는 지난 3일 ‘글로벌 위기 속 대학의 역할과 책임’을 주제로 총장 정상회의를 열었다. 카이스트 개교 5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회의에는 카이스트·노스웨스턴대·도쿄공업대·MIT 등 4개 대학 총장이 참가했다.

라파엘 라이프 MIT 총장(사진 왼쪽)은 대학의 역할 세 가지를 올리브나무와 엔진, 야구팀에 비유했다. 먼저 “대학은 즉각적인 응용이 가능한 기술보다 호기심을 기반으로 하는 지식, 기초연구를 육성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열매를 맺는 데 수십 년이 걸리는 올리브나무와 같다. 기초과학이 맺는 열매는 인류에게 큰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어 그는 “연구실 안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을 밖으로 꺼내 시장에 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엔진이 에너지를 운동으로 전환하듯이 대학은 과감한 아이디어를 시장성 있는 기술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또 “복잡하고 시급한 글로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은 여러 산업, 학제 분야 리더를 모아야 한다”며, 이를 야구팀 운영에 빗대어 주장했다.

카즈야 마스 도쿄공업대 총장은 대학과 사회가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백캐스팅’ 과정을 설명했다. 백캐스팅에서 대학은 현재의 기술 트렌드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선 먼저 사회, 이해관계자와 소통해 더 나은 미래상을 그리고 거꾸로 그 과정을 발굴한다. 

이렇게 작성된 미래 시나리오는 현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기술로 이루어진다. 그는 이렇게 개발한 고감도 관성센서와 재택근무 시스템을 백캐스팅의 성공 사례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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