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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나톨로지: 죽음이 내재된 생명학
싸나톨로지: 죽음이 내재된 생명학
  • 교수신문
  • 승인 2021.02.05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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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경 지음 | 정한책방 | 320쪽

 

AI, 챗봇 등 디지털 자아의 불멸성과

인간의 죽음을 분석한 새롭고 흥미로운 접근

 

2020년 12월, 코로나19로 미국 사망자가 1분당 2명에 이른다는 CNN 보도가 있었다. 또한 전 세계 사망자 기준으로는 1분당 6.3명 사망이란 기사도 이어졌다. 이처럼 갑작스럽게 찾아온 질병과 사고, 생물학적 노화에 따른 현상 그리고 자아의 붕괴로 인한 스스로 택한 결과로 인간은 반드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인간에게 죽음은 어떤 의미인가? 인간에게 죽음은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가? 인간에게 죽음은 사고와 감정을 위축시킬 만큼 두려운 것이며 그래서 그 용어 자체마저도 피하고 싶은 단어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상은 죽음이란 용어는 우리 일상에서 매우 자주 접하는 단어이며 실제로도 우리의 삶과 늘 공존하고 있다. 놀이를 할 때, 게임을 할 때, 마음을 표현할 때 얼마나 자주 죽었다라는 표현을 쓰는가? 그러한 경우가 아니라도 일상 언어 속에서도 수도 없이 죽음과 관련된 표현들을 사용한다. 이뻐 죽겠네, 미워 죽겠네, 얄미워 죽겠네, 힘들어 죽겠다, 좋아 죽네, 죽도록 사랑해, 죽어 마땅해, 죽고 싶니? 등 일상의 삶과 더불어 죽음이란 용어는 우리와 함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얼마나 죽음이 연상되는 단어조차도 두려워하고 경원시 하며 기피하고 있는지는 주변을 돌아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도대체 이 아이러니를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까?

죽음학으로 알려져 있는 싸나톨로지는 죽음에 대해 혹은 죽음을 잘 맞이하기 위해 죽음이 내재된 삶을 생각하는 학문이다. 내용상으로는 삶과 함께 하며 삶을 치열하게, 의미있게 살도록 하기위해 죽음을 조망하는 학문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죽음을 잘 이해하고 맞이하기 위해 죽음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더 큰 의미는 죽음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있게 맞이하도록 준비시켜서 삶을 가치있게 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 시대의 싸나톨로지 VS AI 시대의 싸나톨로지

 

AI가 인간 지식을 능가하거나 대체할 것을 예견하는 싱귤레리티(singularity)가 언급되는 이 시대야 말로 더 이상 죽음을 금기시하는 사고에서 벗어나 죽음에 대한 새로운 발상과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대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테크놀로지 자체와 테크놀로지가 가져 올 변화에 대해서는 관심을 많이 갖지만 정작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인간다운 삶과 죽음에 어떤 일을 할 지에 대한 관심이 적다. 오늘 날의 과학이 인간에게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재설계하고 인간의 권리인 죽음조차도 기술적인 문제라고 정의하며 죽음 극복을 언급하는 이 때에 테크놀로지에서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제대로 정립되지 않으면 원치 않는 불멸에 들어 갈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AI 시대에 윤리가 철학이 다양한 분야에서 죽음에 대해 성찰하고 인간다운 지혜로운 방향을 모색하였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2부에 제목을 AI 시대의 싸나톨로지라고 붙였다. 이 장에서는 그간 금기시되고 기피되어 온 죽음에 대해, 특히 이미 우리에게 와버린 AI 시대의 테크놀로지 중심 사회 맥락에서 죽음이 인간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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