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상가 공자와 그의 제자, 정치인들이 나눈 어록을 기록한 『논어』는 유교의 경전일 뿐 아니라 시대를 관통하는 위대한 고전 중 하나이다. 공자는 ‘인’과 ‘예’를 바탕으로 동양 사유 체계의 토대를 닦고 유교 철학을 정립하여 난세를 바로잡고자 했다. 동아시아의 철학·정치·문화 전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이 고전은 오늘날까지도 명징한 삶의 이치를 일깨우고 있다. 그러나 현대인들이 『논어』의 깊은 사유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우선 해석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국문학자이며 고전학자인 신춘호 교수는 『논어』의 전 문장을 어법에 따라 분석하며 체계적인 『논어』 해석을 시도했다. 단어마다 뜻을 가지고 있는 한자와 표음문자인 한글은 문법적으로 상이한 체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한문은 실사로 사용하는 단어가 허사로도 쓰이는 등 글자 하나하나가 다의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예컨대 갈 지(之) 자가 동사, 주어, 관형어 등 다양한 쓰임새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허사와 다의어의 분석에 특히 집중적으로 살펴 문장의 의미와 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석했다. 난해한 공자의 담론과 복잡한 한문의 구조를 우리의 문법 이론을 바탕으로 우리 어법에 맞게 풀어내어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는다.
각 편마다 ‘통해’, ‘요지’, ‘어석 및 문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통해’에서는 원문을 우리말 문장으로 옮겼고, 원문의 의미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요지’를 붙였다. ‘어석·문법’은 원문을 올바르게 해석하는 데 기초가 되는 단어와 문장의 구조를 풀어 설명하고 있다. 그 외에 『논어』를 보다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특수 연구’라는 별도의 항목을 두어 중요한 단어와 문법, 배경 지식에 대해 상세하게 해설을 덧붙였다. 부록으로는 중니제자일람(仲尼弟子一覽)과 춘추시대의 지도를 실었다.
고전과 동양사상에 대한 해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신춘호 교수의 『논어』는 동서고금을 넘어 오늘날까지 계승된 공자의 지혜와 사상을 독자들에게 정확하고 생생하게 전달해준다. 세상이 아무리 변하더라도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지녀야 할 소중한 불변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