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6 19:20 (화)
프로이트의 몸: 정신분석과 예술
프로이트의 몸: 정신분석과 예술
  • 교수신문
  • 승인 2021.01.29 1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리오 버사니 지음 | 윤조원 옮김 | 필로소픽 | 236쪽

 

프로이트 이론을 낱낱이 해부하고

기존 담론을 전복하는 단 하나의 책

우리는 퀴어한 프로이트의 ‘몸’을 읽어야 한다

 

프로이트는 여전히 우리에게 과제다. 그는 이성적인 존재로 여겨져 온 인간을 욕망의 주체, 결핍의 존재로 봄으로써 인간을 이해하는 패러다임을 바꾸었으며, 이를 이론으로 체계화하기 위해 평생 노력하였다. 프로이트는 문학이론이나 젠더 담론 등을 공부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 되었지만, 변이를 거듭하는 그 방대한 사유의 복잡한 궤적과 양면성, 불일치의 지점들은 독자를 당혹케 하곤 한다. 『프로이트의 몸』은 체계적 이론화가 불가능한 지점에서 발생하는 이론의 당혹을 프로이트의 몸, 즉 프로이트의 텍스트에 새겨진 어떤 욕망의 흔적으로 보면서, 프로이트 텍스트 자체에 대한 독특한 정신분석적 독해를 시도한다. 저자인 리오 버사니에 따르면 프로이트의 이론은 내적 충돌과 와해의 바로 그 순간에 욕망과 섹슈얼리티를 해명하려는 작업의 불가능성이 말하는 무언가를 밝히는 것이다.

 

『프로이트의 몸』에서 버사니는,“인간 주체를 구성하는 노력 자체를 심오하게 교란하는” 그 무엇으로“성적인 것”을 규명했다는 사실이야말로 정신분석의 성취라고 말한다. 마조히즘과 공격성 등을 중심으로 재구성된 버사니의 프로이트 읽기에서, 섹슈얼리티는 자아의 절대성을 파괴하는 힘으로 정의된다. 정상/비정상의 범주를 해체하고 교란하는 프로이트 이론의 급진성을 혁명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버사니는 후기 프로이트가 에로스의 초월성을 강조함으로써 그 이론의 급진적 잠재력을 통어한다는 비판도 아끼지 않는다. 또한 베케트, 파솔리니, 말라르메 등 여러 텍스트를 경유하는 버사니의 프로이트 독서는 정신분석의 사유가 어떻게 퀴어한 미학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예시한다. 『프로이트의 몸』은 지금껏 프로이트를 몰랐던 독자에게나 어느 정도 프로이트를 안다고 생각한 독자에게나 신선한 지적 충격을 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