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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64] 잘 삭으면 독특한 맛이 나는 가자미
[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64] 잘 삭으면 독특한 맛이 나는 가자미
  • 교수신문
  • 승인 2021.02.0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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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미
가자미

강원도 동해안 삼척에 사돈이 살고 계신다. 사돈내외분은 외손녀를 보고 싶어 춘천을 자주 들리신다. 오실적마다 얻어먹기 어려운 가자미식해를 담가다 주신다. 이제는 하도 자주 먹어 인이 박혀서, 이 글을 쓰면서도 발효 중인 생선토막과 밥풀떼기의 특이한 향미(香味), 향기(香氣)가 나는 것 같아 군침이 돈다.

가자미를 삭혀 만든 가자미식해(食醢)는 젓갈의 일종으로 함경도지방의 향토음식이며, 강원도와 경상도 동해안에서도 즐겨 먹는다. 함경도에서는 조밥, 소금, 고춧가루, 엿기름을 섞어 가자미식해를 담그는데, 엿기름이 조밥의 녹말을 당화(糖化)시켜 독특한 맛과 향을 낸다. 그리고 동해안지역에서는 여러 가자미 중에서 노랑가자미를 골라 담근다. 

노랑가자미(Verasper moseri)는 가자밋과의 바닷물고기이다. 몸길이 약 50cm이고, 일반적으로 암컷이 수컷보다 크다. 몸이 납작하고, 마름모꼴이고, 작은 두 눈은 몸의 오른쪽에 모여 있다. 눈이 있는 쪽의 살갗은 소나무 껍질처럼 거칠고, 어두운 황갈색을 띠고 있으며, 흰색의 잔 얼룩무늬가 흩어져 있다.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에 검은 줄이 있고, 눈이 없는 바다바닥쪽색은 수컷은 누렇고, 암컷은 하얗다. 노랑가자미(barfin flounder)는 수심 100m 이하의 모래나 진흙 바닥에 서식하고, 가자미 중에서 가장 맛이 좋으며, 수컷이 더 맛이 좋고, 소형어보다 대형어가 맛이 좋다. 주로 겨울철에 어획하고, 한국․일본․쿠릴열도․사할린 섬 등지에 분포한다. 

다음은 모든 가자미들(flat fish)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가자미는 가자미목 가자미과에 속하는 바다어류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몸이 납작한 것이 타원형에 가깝고, 두 눈은 오른쪽에 몰려(붙어) 있다. 그래서 ‘가자미눈’이란 말은 화가 나서 옆으로 흘겨보는 눈을 이르는 말이다.

가자미는 넙치(광어,廣魚)와 비슷하지만 넙치보다 작고, 눈이 기울어진(몰린/붙은) 방향이 반대쪽이다. 넙치와 가자미를 구분하는 방법이다. 흔히 넙치/가자미와 사람이 얼굴을 마주볼 때 물고기 눈이 왼쪽으로 쏠렸다면 광어(넙치), 오른쪽으로 쏠렸다면 도다리나 가자미인데 외우기 쉽게 줄여서‘좌광우도’라고 한다. 하지만 눈 방향과 종이 반드시 일치하진 않는다. 강도다리처럼 도다리인데도 눈 기울어진 방향이 넙치와 같은 종도 있고, 가자미인데도 눈 방향이 넙치와 같은 돌연변이도 더러 있다. 그러므로 ‘좌광우도’보다는 주둥이를 보고 구분하는 것이 훨씬 낫다. 주둥이와 이빨이 크면 넙치, 둘 다 작으면 가자미류로 말이지.
나라마다 좋아하는 생선이 다르다. 우리는 옛날에는 명태였는데 씨가 말라서 요새는 오징어나 고등어 일듯하다. 그리고 북미 사람들은 연어와 대구, 일본사람들은 도미, 프랑스 사람들은 가자미가 그들의‘국민생선’이다. 가자미는 살이 단단할 뿐더러 비리지 않아서 그들이 좋아한다.참고로 프랑스요리 중에는 버터를 두른 팬에 가자미(Sole)를 밀가루에 묻혀 버터와 샐러드유를 넣고 지져낸 솔 뫼니에르(Sole Meuniere)와 가자미를 데쳐 모르네 소스를 뿌려 먹는 솔 모르네(Sole Mornay)가 있다.

가자미에 이어 식해이야기를 조금 보탠다. 식해는 생선을 발효시켜 만든 젓갈요리이다. 식해는 곡식(穀食)의‘식(食)’자와 어육으로 담근 젓갈의‘해(醢)’자를 합친 말이다. 생선을 토막 친 다음 소금, 조밥, 고춧가루, 무 등을 넣고 버무려 삭힌 음식이다. 한국에서는 함경도 가자미식해, 강원도 청어나 도루묵식해, 경상도 마른고기(북어)식해, 황해도 연안식해(조갯살로 담은 젓갈) 등이 있다.

가장 많이 담그는 것이 가자미식해인데 맵고 새콤하게 익은 무와 가자미가 잘 삭아서 독특한 맛이 난다. 한국에서는 지역마다 그 재료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엿기름․소금․생선․조․찹쌀이 기본 재료이다. 여기에 식해양념으로 고추․마늘․파․무채․새앙(생강) 등을 첨가한다. 

가자미식해 담그는 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가자미를 머리와 지느러미를 자르고, 씻어 물기를 뺀 다음에 항아리에 켜켜로 담으면서 소금으로 절인다. 열흘 뒤쯤 빳빳하게 절은 가자미를 꺼내어 씻고, 먹기 좋게 토막 낸다. 조밥과 엿기름, 고춧가루를 넣어 버무린 뒤에 항아리에 담아 나흘쯤 삭힌다. 나흘이 지난 뒤에 무채를 굵게 썰어 소금에 절여 물기를 뺀 다음에 고추, 마늘 등 식해양념에 버무려 항아리에 같이 담는다. 열흘쯤 지나 발효가 충분히 일어서 식해가 빨간 물이 들면 덜어내 먹는다.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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