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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임대주택, 이렇게 바꿔라
공공임대주택, 이렇게 바꿔라
  • 교수신문
  • 승인 2021.01.1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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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인식 외 11명 지음 | 학고재 | 260쪽

 

‘89체제’에 갇힌 공공임대주택의 7가지 혁신 방안

 

1. 필요한 곳, 필요한 사람에게서 멀어져 간 공공임대주택

‘집’은 ‘사는 곳’을 넘어 투기의 대상이 되어 시장을 달구었다. 욕망은 투기를 부채질하고 주거 문제로 고통 받는 이들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거듭되었다.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문가와 정책 담당자, 사회 구성원이 뜻을 모으고 함께 노력했다. 서구의 ‘소셜 하우징’, 우리나라의 ‘공공임대주택’이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영구임대주택’이 도입된 1989년에야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이른바 ‘89체제’이다. 그러나 명확한 개념과 사회적 공감대가 미흡하고 전문가 집단과 시민 영역마저 빈약하여 정책 실현은 제자리걸음에 가까웠다. 정권마다 자신들의 입맛과 필요에 따라 임기응변식으로 주택 유형을 추가하며 양적 목표만 향해 달렸다.

‘필요한 곳, 필요한 사람에게’라는 공공임대주택의 본래 목적과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효과도 모호해졌다. ‘공공성’이라는 정책 목표마저 흐지부지되었다. 여전히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 ‘장기전세주택’ 같은 파행적 제도가 유지되면서 여태까지 공급된 공공임대주택 300만 호 중 절반인 150만 호의 소유권이 개인에게 넘어갔다. ‘필요한 곳, 필요한 사람에게’라는 공공임대주택의 ‘공공성’이 무색하다.

 

2. 서구의 소셜 하우징, 우리나라의 공공임대주택 정책

인간은 늘 이상향을 꿈꿔 왔다. “골고루 잘사는 세상이다.” ‘주거’는 인간의 삶에서, 모두가 잘사는 세상에서 기본적이다. 19세기 이후 유럽에서는 ‘이상적 주거’에 대해 많은 이론이 등장했고, 정치적 논쟁으로 번졌다. 그리고 현실에서 구현한 크고 작은 경험을 바탕으로 ‘소셜 하우징’ 체계를 갖추었고 각국의 정치, 사회, 경제적 상황에 맞게 운용해 나아갔다. (프랑스의 ‘적정임대주택’, 네덜란드의 ‘사회임대주택’, 스페인의 ‘공공보호주택’, 영국의 ‘사회주택’ 등이 대표적인 ‘소셜 하우징’이다.)

1963년 ‘공영주택’을 선보인 우리나라의 공공임대주택 정책은 어떠한가? 다양한 이론도, 의견 수렴도, 정치적 논쟁도 없이 정책을 시행했다. 1971년 입주한 우리나라 최초의 ‘공공임대주택’이라 불리는 개봉주공아파트는 임대 1년 뒤 분양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 뒤로도 ‘필요한 곳, 필요한 사람에게’라는 목표와 가치를 찾아보기 어려운, 겉모습만 ‘공공’인 임대주택 공급이 지속되었다.

 

3. 공공임대주택 정책, 89체제를 넘어서자!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 정책은 1989년 이후 큰 진전 없이 유지되고 있다. 인구 및 가구 구조의 변화, 저성장과 양극화, 주택 공급의 양적 증가, 수요 다변화 등 정책을 둘러싼 환경과 조건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변화하는 현실에 발맞추려면 기존 정책들을 뛰어넘는 혁신이 필요하다. 빠르면 빠를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주거 문제와 그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현장에서 발로 뛰는 저자들이 그들의 생각을 세상 밖으로 꺼낼 용기를 낸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저자들은 30년 넘게 이어진 ‘89체제’의 문제를 하나하나 톺아보며 공공임대주택 정책의 혁신 방안을 찾아 나간다. 정책의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할지, 어떤 유형의 공공임대주택을 누가 누구에게 어떻게 공급할지, 재원은 어떻게 조달하고 지원할지, 노후 공공임대주택을 어떻게 재생할지, 저성장시대에 주거 문제에 접근하는 새로운 감수성은 무엇인지… 저자들은 다양한 의제와 방향을 놓고 스스로 묻고 답하는 과정을 거쳐 ‘공공임대주택 7가지 혁신 방안’을 내놓는다.

 

4. 필요한 곳, 필요한 사람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7가지 혁신 방안!’

7가지 혁신 방안의 궁극적인 목표는 ‘필요한 곳, 필요한 사람에게 보다 질 높고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을 더 많이 공급’하는 데 있다. 지역 중심의 정책 운용은 지역 내 주거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또 민간 공급자가 참여하면 공급 주체가 다양해져 수요자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그리하면 수요자는 원하는 곳, 원하는 주택에 입주할 수 있다. 외곽의 택지를 개발해 아파트 위주로 공급하는 것에서 벗어나 기존 노후 시가지를 재생하는 방법도 찾아본다. 또 현재 너무 복잡하고 형평성과 일관성이 부족한 유형들을 통합한다. 더불어 특정 계층을 배제하거나 제한하지 않는,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체계를 만들고 자금 조달과 지원 체계도 정비한다.

이렇듯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여러 제도를 혁신하면, 입주자들은 정책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정책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진다. 만족도가 높아지면, 정책 정당성과 신뢰도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다. 공공임대주택의 새로운 길을 찾는 우리의 여정이 보다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정부 정책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공공임대주택 7가지 혁신 방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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