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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시사논평
알렉스 캘리니코스 시사논평
  • 교수신문
  • 승인 2021.01.1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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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지음 | 이정구 옮김 | 책갈피 | 343쪽

 

 

이 책은 세계적으로 저명한 마르크스주의 석학이자 실천하는 지식인인 알렉스 캘리니코스가 오랫동안 신문에 연재한 논평들 중에서 사회·정치 양극화, 극우의 성장, 좌파의 과제를 다룬 글을 모은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시시각각 벌어진 중요한 사건들의 정치적·경제적 의미를 송곳처럼 정확히 짚어 내 오늘날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캘리니코스는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 명예교수이고, 2000년대의 대안 세계화 운동과 반전 운동을 건설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한 활동가이기도 하다. 2001년 한국의 한 중앙 일간지가 선정한 세계 지식인 42인 가운데 놈 촘스키에 이어 둘째 순서로 소개됐으며, 〈한겨레〉가 보도했듯이 “세계에서 손꼽히는 마르크스주의와 세계 반전·반자본주의 이론가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적 사회·정치 양극화

 

이 점을 잘 보여 준 최근 사례는 미국 대선이다. 위험스러운 우파 포퓰리즘 전략을 구사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기득권층의 반대를 이겨 내고 2016년 대통령에 당선했으며 2020년에도 재선에 성공할 뻔했다. 1장 “미국 정치의 양극화”는 이미 버락 오바마 정부 때부터 심화된 미국 정치의 양극화, 트럼프가 부상한 이유,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미국 사회에 미친 영향과 그가 남긴 정치적 유산을 다룬다. 캘리니코스는 선거에서 신승(辛勝)을 거둔 조 바이든이 대중의 불만을 잠재우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대기업과 기득권층을 충실히 대변하며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해 온 중도파 기성 정당들은 계속되는 세계경제 위기와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신뢰의 위기를 겪고 있다. 캘리니코스는 2장 “유럽의 양극화와 계급투쟁”과 3장 “브렉시트와 영국의 정치 위기”에서 유럽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성 정치권의 위기와 그에 따른 양극화, 극우의 부상, 좌파의 실험을 다룬다. 그리스 시리자 정부의 등장과 몰락,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영국 노동당 좌파인 제러미 코빈의 실험, 멸종 반란, 유대인 혐오 소동, 유럽 각국에서 부상하는 극우의 본질 등을 알고 싶다면 이 장들이 도움이 될 것이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 대유행은 침체에 빠진 세계경제를 더 어렵게 만들었고, 방역과 공중보건의 실패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불만과 분노가 터져 나왔다. 이 때문에 정치적 갈등이 첨예해졌고 사회 불평등도 더 심해졌다. 캘리니코스는 4장 “코로나19와 사회 불평등”에서 코로나19가 초래한 변화들을 다룬다.

 

좌파의 대안

이어서 캘리니코스는 좌파의 대안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5장 “마르크스주의의 귀환”에서는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비판뿐 아니라 그가 내놓은 대안(노동계급의 자력 해방)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를 밝힌다. 특히,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라고 자화자찬하는 중국에서도 마르크스가 지배 이데올로기의 아이콘이 아니라 비판적 사상가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은 매우 흥미롭다. 6장 “오늘날의 반자본주의 사상가들”에서는 오늘날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접해 봤을 여러 사상가들의 강점과 약점을 쉽고 명료하게 설명한다. 7장 “자본주의의 대안”에서는 자본주의가 아닌 대안이 있는지, 그 출발점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8장 “세계 급진 좌파의 현주소와 과제”는 (그리스의 시리자나 스페인의 포데모스처럼) 자본주의가 아닌 대안을 현실로 만들려는 급진 좌파의 성장과 그들이 부딪히고 있는 모순을 다룬다. 캘리니코스가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의 중앙위원장을 맡아 사회주의 정치 활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이기 때문에 세계 급진 좌파를 다루는 내용은 특히 구체적이고 통찰력이 돋보인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각의 논평이 언제, 어떤 배경에서 쓰인 것인지 알 수 있도록 모든 글의 첫머리에 엮은이 주를 달았다. 또, 이 책은 세계경제와 제국주의에 관한 시사논평을 모아 출판한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국제 관계에 대하여』(책갈피, 2020)와 짝을 이루고 있으니, 함께 읽어 보면 오늘날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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