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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해상제국 베네치아
중세 해상제국 베네치아
  • 교수신문
  • 승인 2021.01.1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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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종국 지음 | 이화여대출판문화원 | 376쪽

 

중세 후반 지중해의 해상 강국으로 성장한 베네치아

그 신화적 성공의 실체를 조망하다

 

이 책은 초라한 작은 섬에 불과했던 베네치아가 어떻게 중세 말 유럽 최고의 경제 부국으로, 지중해 바다를 주름잡는 해상제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가를 추적한 연구서이다. 베네치아는 약 414평방킬로미터에 지나지 않는 작은 섬으로, 사람이 생존하기에 적합지 않은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중세 초 이민족의 침략을 피해 이탈리아 북부에서 베네치아로 피난 온 초기 원주민들이 석호에 집을 짓고 살기 시작했을 때 아무도 베네치아가 중세 말 유럽을 대표하는 경제 중심지이자 지중해 해상 강자로 성장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이 책에서는 베네치아 위대함의 아이콘인 날개 달린 사자, 영토 확장을 통한 제국 건설의 과정, 베네치아 최고의 전성기인 15세기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베네치아 부의 원천인 향신료 무역과 베네치아의 상업적 성공의 기반이 된 선박과 수송 등에 대해 세밀히 추적함으로써 중세 베네치아가 만들어낸 성공신화의 실체를 파헤쳐 본다. 역사가는 자신이 다루는 주제에 대해서 무의식중에 애정을 갖기가 쉽지만, 이 책에서는 중세 베네치아의 역사를 과장하고 신화화하기보다는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차원에서 분석한다. 즉 베네치아의 성공이 중세 후반 지중해의 정치·군사적 판도를 고려해서 설명되어야 한다는 점, 베네치아의 성공 신화를 가능하게 만들었던 것이 외부 세계와의 적극적인 교류와 접촉이었다는 점 등의 거시적 요인들을 염두에 두고 냉철한 분석을 시도한다.

물론 다수의 역사가들은 작고 보잘것없던 섬이 중세 말 지중해 강자로 부상했던 베네치아의 역사를 두고 신화라고 이야기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중세 해상제국 베네치아’라는 신화적 평가가 합당한 것인지 과장된 수사에 지나지 않는지 흥미롭게 파악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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