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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학 절반이 사라질 수 있다…“폐교 출구 전략 절실”
전문대학 절반이 사라질 수 있다…“폐교 출구 전략 절실”
  • 장혜승
  • 승인 2021.01.1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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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교협, ‘전문대학 혁신방안’ 전문대 교수 설문조사

전문대 교수들은 가장 중요한 전문대 혁신방안으로 ‘전문대학 폐교 시 출구 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이하 ‘전문대교협’) 부설 고등직업연구소에서 지난 8일 발간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전문대학 체제 혁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대학의 세부 혁신방안별 중요도 조사에서 전문대 교수들은 부실사립대학들의 폐교를 유도하기 위해 잔여재산의 일부를 설립자에 해산 장려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번 보고서는 이희경 대구보건대 교수(고등직업교육연구소 연구위원)가 연구책임을 맡았고 도금혜 대구보건대 교수, 임한려 이화여대 초빙교수, 주홍석 인덕대 교수, 홍성경 동남보건대 교수, 전민재 고등직업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이 공동연구에 참여했다.

연구책임자인 이희경 대구보건대 교수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전문대 총장 등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3차례의 델파이 조사(예측하려는 문제에 관해 전문가의 견해를 유도하고 종합해 집단적 판단으로 정리하는 연구방법)를 실시해 전문대 혁신방안에 대한 중요도와 우선순위를 도출한 뒤 전문대학 재직 교수를 대상으로 혁신방안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응답자는 총 945명으로 지난해 7월 31일부터 8월 31일까지 총 31일간 온라인 설문으로 진행됐다. 

“폐교 시 ‘해산 장려금’ 지급 필요”
전문대학의 세부 혁신방안별 중요도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체제 및 체계 영역에서 전문대학 교수가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한 상위 세 가지 내용은 △전문대학 폐교 시 출구 마련(4.71점) △학과 통폐합(4.19점) △국가책임형 공영형 사립전문대학 도입(4.05점)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전문가들의 응답과 비교분석한 결과, ‘전문대학 폐교 시 출구 마련’의 경우 전문대학 교수와 전문가 집단에서 모두 가장 높은 평균값을 나타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이희경 대구보건대 교수는 “전문대학 폐교 시 출구 마련에 대한 중요성을 두 집단 모두 높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 동안 학령인구 감소로 향후 전문대학의 폐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폐교 시 잔여재산 귀속에 대한 합의점 도출이 어려워 구체적인 폐교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연구자들은 부실사립대학들의 폐교를 유도하기 위해 잔여재산의 일부를 설립자에 해산 장려금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줄 것을 제안했다. 

“실질적인 학과 통폐합 중요”
다음으로 ‘학과 통폐합’ 또한 전문대학 폐교 시 출구 마련에 이어 두 집단에서 모두 2순위로 높은 평균값으로 중요성을 높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과 통폐합은 산업현장의 수요와 향후 산업변화에 대한 대응을 위해 기존 대학의 학과를 통폐합하거나 신설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국가책임형 공영형 사립전문대학 도입’의 경우 전문대 교수의 응답 평균값과 전문가 집단의 응답 평균값의 차이가 0.32점으로 나타나 국가책임형 공영형 사립전문대학 도입에 대해서는 전문가 집단보다 전문대 교수들이 더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책임형 공영형 사립전문대학은 등록금에 의존했던 고등교육 체제에 대한 정부 지원을 늘려 국가 책임을 높인다는 의미가 있다.

전문대 교수들과 전문가 집단 간에 의견 차이가 있는 대목도 있었다. 전문대학의 세부 혁신방안 중 ‘교육과정 및 운영 영역’에서 전문대학 교수가 중요하다고 응답한 평균값이 높은 상위 세 가지 내용은 △전공심화과정 교육과정 내실화(4.07점) △지자체 연계 교육 프로그램 운영 확대(4.06점) △학습자 수요 맞춤형 강의 운영(4.03점)이었다. 반면 전문가 집단에서는 ‘교수학습방법 혁신 추구’가 중요하다고 응답한 평균값이 4.81점으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학습자 수요 맞춤형 강의 운영’, ‘단기 비학위과정(후진학 선도대학 등) 학점은행제 연계 강화’에 대한 응답 평균값이 높게 나타났다. 

“충분한 재정 확보” 한목소리
학령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전문대의 현실을 반영하듯 재정 확보에 대한 목소리도 높았다.
전문대학 혁신을 위한 지원방안별 중요도 설문조사 결과 전문대학 교수가 중요하다고 응답한 평균값이 높은 상위 세 가지 내용은 △충분한 재정 확보(4.69점) △전문대학의 정체성 확립(4.56점) △혁신을 위한 정부의 제도적 지원(재정지원, 규제완화 등)(4.54점)이었다. 전문가 집단도 ‘혁신을 위한 정부의 제도적 지원(재정지원, 규제완화 등)’가 중요하다고 응답한 평균값이 4.78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충분한 재정 확보’는 4.59점으로 나타나 전문대학 혁신을 위한 지원방안별 중요도에 대해서는 전문대학 교수와 전문가 집단의 의견이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연구진은 전문가와 전문대 교수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혁신하는 전문대학, 모두가 만족하는 고등직업교육’ 비전과 △수요자 맞춤형 특화교육과정 개설 및 운영 △입학자원 확보 및 새로운 입학자원 발굴 △성과 중심 산학연관 연계 및 협력강화 △평생직업교육 선도 체제 및 체계 구축 등 4가지 추진전략을 도출했다.

장혜승 기자 zza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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