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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 만능 아니지만 가장 오래되고 효과적인 대책
‘격리’, 만능 아니지만 가장 오래되고 효과적인 대책
  • 김재호
  • 승인 2021.01.14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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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Science Follow 5

‘SF’는 ‘과학소설(Science Fiction)’을 뜻한다. 이전까지 허구와 상상력은 소설이나 영화뿐 아니라 과학에서도 중요한 영감을 주었다. 여기서 쓰려는 ‘SF’는 과학 따라잡기 혹은 과학과 친구맺기라는 의미의 ‘Science Follow’를 뜻한다. 과학의 시대를 살고 있는 모두에게 과학적 사고와 과학적 사실들이 좀 더 확장되길 바란다.

40일 동안 정박했던 격리의 시작
사람에서 동물과 사물까지 격리
사회구조적 문제까지 살펴봐야

‘자가격리’를 지키지 않는 무단이탈자로 인해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5일 현재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의료기관 등에서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1만7천800명이다. 격리 해제와 일별 확진자는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자가격리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격리는 14세기부터 시작돼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전염병으로부터 해안도시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 바로 격리였다. 림프절이 부어 통증을 유발하는 선페스트(Bubonic plague)가 창궐하던 당시, 감염된 곳에서 베니스에 도착하는 선박은 착륙 전 40일 동안 정박해야만 했다. 베니스에선 병원과 검역 센터를 해안과 떨어진 섬에 건설해 선원들을 격리시켰다. 여기서 살아남는 자들보다 죽는 자들이 더 많았다고 한다.

과학저널 『PMC (PubMed Central)』의 ‘역사로 본 격리’에 따르면, 현대에 와서 격리는 과소 평가됐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 효과적인 백신과 강력한 항생제 등 현대 의학의 놀라운 성과로 인해서다. 40일이 중요했던 이유는 전염병에 걸렸는지 판단하는 유요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40일은 다양한 질병을 구별하는 데 중요한 의학적 전환점이 되는 시간이었다. 최근의 2주와 대비된다. 

14세기부터 격리가 본격 시작되었다. 그 당시 격리의 기간은 40일이었다. 사진 = 픽사베이

과소 평가된 격리의 효능

격리를 뜻하는 영어 ‘quarantine’는 1663년 옥스포드 영어 사전에 처음 등장한다. 격리는 『구약성서』 레위기 13장에는 전염병과 한센병 관련 격리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과거에 격리의 개념은 사람에 국한되었는데, 최근엔 동물과 사물에까지 그 개념이 확장됐다. 

19세기에 콜레라가 유행했다. 이에 따라 균일한 검역 정책이 필요해졌다. 1834년 프랑스는 초국가적인 검역 표준화의 공유과 평가를 위해서 국제회의를 제안했다. 하지만 1851년이 되어서야 파리에서 제1차 국제 위생 컨퍼런스가 소집됐다. 콜레라가 많이 확산된 후에야 말이다. 

‘역사로 본 격리’를 쓴 안드레아 콘티 이탈리아 피렌체대 교수는 “격리는 인류가 정교하게 만든 가장 오래되고 효과적인 건강 대책 중 하나이지만, 모든 역학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이즈를 예로 들며, 윤리적, 법적 문제와 더불어 역학적이고 사회구조적인 문제까지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개인의 문제를 덧붙이고 싶다. 

코로나19 자가격리자들이 임의로 밖으로 나돌면 아무리 방역을 강화하고 벌금을 부과해도 코로나19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 피해는 측정조차 불가할 정도로 사회 전반적으로 퍼져갈 것이다. 자가격리는 본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를 지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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