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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학술단체협, “수능 영어 절대평가 변별력·학습 동기 약화시켜”
영어학술단체협, “수능 영어 절대평가 변별력·학습 동기 약화시켜”
  • 하혜린
  • 승인 2021.01.0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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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영어 절대평가’ 시행효과 중간평가 등 제안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영어영문학회 등 31개의 영어 관련 학술단체 모임인 한국영어관련학술단체협의회(이하 영어학술단체협의회)가 영어와 다른 기초과목 간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주장하고 나섰다. 

영어학술단체협의회는 ‘수능 영어 절대평가 4년 중간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2020년도 국·영·수 과목을 수강한 서울 소재 고등학생 2·3학년의 평균 학생 수(1개교 당)를 집계한 결과, 국어와 수학은 각각 295명, 299명으로 비슷했으나 영어는 226명에 불과했다. 

공립 중등학교 영어 교사 임용 비율 역시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평가가 결정된 2014년 대비, 2021년도에는 국어·수학 교사 임용비율은 62.6%, 61%인 반면 영어 교사는 38.4%로 크게 위축됐다.

영어학술단체협의회는 수능 영어 절대평가가 영어교육의 위축과 불균형으로 이어졌다며 우려를 표했다. 대입 영어 변별력 저하로 인한 영어 학습 동기 약화도 지적했다. 다른 과목이 소수점 이하까지 반영하면서 당락을 가르는 반면, 영어의 경우 90점 이상은 모두 1등급, 80점 이상은 모두 2등급이다. 절대평가 시행 이후 전국의 수능 영어 1등급 비율 평균은 8.9%(2018년~2020년)로 상대평가 시기(2015년~2017년)보다 4.4% 늘었다. 

영어학술단체협의회는 “효율적인 영어 공교육을 위해서라도 대학과 학계, 정책당국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학교영어 교육 위기의 해법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들의 제언은 크게 3가지다. 

먼저 국가 정책과 연구 기관 그리고 영어 관련 학술단체가 그간의 수능 영어 절대평가 시행 효과를 공동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중간평가에 착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국·영·수의 수능 평가가 반드시 동일한 방법으로 실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름뿐인 절대평가 대신, 신뢰도와 변별력을 갖춘 명실상부한 절대평가가 시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규한 한국영어영문학회장(국민대)은 “기초과목 중 영어만 절대평가가 적용되면서 고교에서 영어 수업 선택이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다”며 “학교 내 영어 수업의 감소는 학교 내 영어 학습 기회의 축소를 의미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가 적정한 기회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학교교육을 통해 영어를 익혀야 하는 학생들의 영어격차도 커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강 학회장은 “학교 영어교육의 위기가 더 심화돼 영어와 학교의 분리가 양극화되기 전에 현행 대입의 문제점이 순조롭게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하혜린 기자 hhr210@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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