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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성과와 학문발전도 '윤리성'토대위에 가능"
"연구성과와 학문발전도 '윤리성'토대위에 가능"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4.05.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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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호종 실험동물부 '윤리위원회' 위원

△ 윤리위원회 제도 도입의 실효성은
"실험동물에게는 고통과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고 연구자에게는 윤리적인 검증뿐만 아니라 연구의 타당성, 안전성 등 객관적인 검증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에 따라 실험결과의 객관성과 정확성을 높여 준다. 실험대상인 동물이 스트레스가 높을 때는 '변수'가 많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외국 저널에서 윤리위원회와 같은 내부 검증절차를 중요시하는 이유가 동물의 이익보호 등 윤리적인 측면도 있지만 실험결과의 학문적인 정확성, 엄밀성을 높일 수 있다. 연구자는 실험동물로부터 병균 감염도 예방할 수 있다."

△ '윤리심사'를 강화함으로써 연구자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나.
"동물실험계획서 검토과정에서 반대의견과 재검토 의견을 제시하면 수정·보완해 다시 계획서를 보내온다. 그 과정에서 연구자에 대한 '교육효과'가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별다른 의식없이 동물실험을 하다가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주의사항을 인식하게 되고, 기존에 생각하지 못한 사항을 실험계획서 작성과정에서 연구자 자신의 자각도 커지고 연구도 체계적으로  발전하는 것 같다."

△ 동물실험계획서가 접수되면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검토하나.
"윤리학을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동물에게 최소한의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가를 중점적으로 본다. 피동물 실험의 경우 '자발적 동의'가 불가능 하기 때문에 대리인의 입장에서 심사하려고 노력한다. 동물실험의 경우 불가피하게 생명을 빼앗을 수도 있다는 것이 암묵적인 합의다. 그래서 동물의 이익을 지켜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실험과정에서 고통과 스트레스를 최소화시켜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과연 이 실험이 불가피한가, 대체방법은 없는가, 불가피하다고 할지라도 꼭 필요한 마리수만 가지고 하는가, 동물의 고등성 정도를 따져 최대한 하등동물로 대체할 수 없는가를 본다."

△ 한국이 '동물실험의 왕국'이라는 혹평도 있었는데
"생명과학 연구에 윤리적인 측면이 확산된 것도 1990년대 중후반부터다. 황우석 교수의 연구성과를 두고 윤리적인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예년과 같은 '동물실험의 왕국'과 같은 인식이 높았다면 연구결과에 대해 불신이 훨씬 많았을 거다. 한국이 관련법도 만들고 윤리적으로 통제하고 검증하려는 노력이 있다는 점이 감안됐기 때문에 연구결과에 대한 신뢰성도 생기는 것이다. 주목할 만한 연구가 윤리적인 토대에서 나왔다고 보기 때문에 연구성과를 인정해 주는 것이다."

△ 연구진행과정에서 연구자와 윤리학자 간에 입장차이도 있을 것 같은데
"연구자들은 어떻게 하면 연구성과가 빨리 나오겠느냐 하는 것을 가장 먼저 본다. 그러나 윤리학자로서는 연구산출과정의 공정성, 윤리성을 먼저 본다. 연구자 입장에서는 발목잡는 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하는데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다보면 연구가 늦어질 수 밖에 없다. 윤리적 측면의 고려가 연구에 발목만 잡는 것이 아니고 장기적으로 의학과 과학의 발전을 위해서도 도움이 된다는 의견일치도 많지만 여전히 '괴리'가 존재한다."

△ 윤리위원회의 과제는 무엇인가.
"형식은 갖춰졌지만 얼마나 내실있게 철저히 검증하는냐는 과제로 남아 있다. 의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교육과 제도 개선이 필요한데 결국은 투자의 문제인 것 같다. 재원은 제한이 돼 있는데 예전에는 계속 우선순위에서 밀려왔다. 심사위원들은 본업은 따로 있고, '자원봉사'형식의 일이다 보니까 한계가 있다. 심사업무도 공식적인 업무로 인정을 해줘야 한다. 동물실험계획서도 아직은 간략한 형태다. 실험자체가 윤리적으로 논란이 될만한 실험이 많지는 않지만 심사위원의 평가도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제도적인 장치로서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통해서 검증할 수 있는 지지기반이 아직 미흡하다. 예를 들어 의대 교수가 윤리위원을 맡는다면 진료시간을 줄인다거나 윤리위원의 활동을 업적평가할 때 배려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할 것이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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