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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끝난 지금 봐야 할 영화, ‘반지의 제왕’과 ‘인사이드 아웃’
수능 끝난 지금 봐야 할 영화, ‘반지의 제왕’과 ‘인사이드 아웃’
  • 장혜승
  • 승인 2020.12.31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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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는 사람이 아닌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다섯 감정들이 주인공이다. 사진=네이버 영화

수능이 끝났다면 뭘 해야 할까.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여행도 다녀오고 미용실 가서 머리 스타일도 바꿔보고 해야 될 일이 많지만 당분간은 미뤄두자. 대신 방구석에서 아무것도 안하는 게으름에 몸이 녹을 준비가 돼 있다면 충분하다. 당신의 아쉬움과 허전함을 달래줄 영화 2편을 소개한다. 
※주의사항: 약간의 스포일러 포함

진짜 나를 만날 시간, ‘인사이드 아웃’
애니메이션이라고 우습게 보지 말자. 디즈니의 자회사이며 세계에서 제일 영향력 있는 CG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수상하게 될 애니메이션으로 점쳐진다.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감동적이며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회사로 평가받는 곳이기도 하다.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편’ 리스트에도 픽사가 제작한 4편의 영화가 이름을 올렸다. 실제로 「인사이드 아웃」은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고, 각본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모든 사람들 머릿속에 존재하는 감정 컨트롤 본부. 그리고 그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다섯 감정들. 이사 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 11살 소녀 ‘라일리’를 위해 그녀의 감정들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감정의 신호를 보내지만, 우연한 실수로 ‘기쁨’과 ‘슬픔’이 본부를 이탈하게 되고 라일리의 마음 속에 큰 변화가 찾아온다. 라일리가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는 ‘기쁨’과 ‘슬픔’이 본부로 돌아가야만 한다. 그러나 엄청난 기억들이 저장되어 있는 머릿속 세계에서 본부까지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우리는 늘 슬픔의 가치를 무시한다. 어릴 적 자주 들었던 ‘울면 안돼’라는 후렴구로 익숙한 동요가 시사하듯 슬픔은 드러내면 안될 감정이라고 강요당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불쑥불쑥 찾아오는 슬픔을 견뎌낼 줄 안다는 것이기도 하다. 라일리는 어린 시절부터 살던 고향에서 먼 곳으로 이사를 한다. 라일리에게는 위기고 위기는 슬픔에 힘을 실어준다. 

영화에서 가장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장면은 라일리가 가출 후 집으로 돌아와서 가족들을 처음 대면했을 때의 반응일 것이다. 가족들에게 입을 여는 순간 본부를 지키고 있던 3개의 감정들은 기쁨이를 앞으로 내세우려 하지만 기쁨이는 조용히 슬픔이를 불러온다. 영화 초반부 기쁨이가 다른 4개의 감정들을 소개하면서 슬픔이 하는 일이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데리고 있다고 소개한 장면이 어른이 되어서도 때로는 울어도 괜찮다고 말하는 듯하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인기를 끌었던 남자주인공 레골라스(올랜도 블름 분). 사진=네이버 영화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인기를 끌었던 남자주인공 레골라스(올랜도 블름 분). 사진=네이버 영화

불세출의 명작 ‘반지의 제왕’
백분위니 표준점수니 상향지원이니 잠시 잔인한 현실을 잊고 싶다면 「반지의 제왕」의 세계에 몸을 맡기자. 3편 영화의 총 상영 시간은 558분. 보다 체력이 고갈될 수도 있으므로 양식 비축은 필수다. 

모든 힘을 지배할 악의 군주 ‘사우론’의 절대반지가 깨어나고 악의 세력이 세상을 지배해가며 중간계는 대혼란에 처한다. 호빗 ‘프로도’와 그의 친구들, 엘프 ‘레골라스’, 인간 전사 ‘아라곤’과 ‘보로미르’ 드워프 ‘김리’ 그리고 마법사 ‘간달프’로 구성된 반지원정대는 평화를 지키기 위해 절대반지를 파괴할 유일한 방법인 반지가 만들어진 모르도르를 향해 목숨을 건 여정을 떠난다. 한편, 점점 세력을 넓혀온 사우론과의 피할 수 없는 전쟁을 앞둔 반지원정대는 드디어 거대한 최후의 전쟁을 시작한다.

수 많은 캐릭터과 방대한 이야기를 세 편의 영화에 나누어 큰 무리 없이 이야기를 담아내었고, 세 편 모두 피터 잭슨이 감독을 맡아 한번에 제작해 시리즈 전체의 일관성이 매우 뚜렷하다. 또한 거대한 세계관과 웅장한 전투씬이 등장하는 스펙터클한 에픽 판타지를 잘 보여준다. 특히 소설의 유명한 캐릭터들과 풍경 등을 그렸던 많은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작품 속 묘사들을 존중해 그린 아름답고도 압도적인 영상은 판타지 장르의 시각적인 기준을 재정의하게 되었다. 반지의 제왕 이후 유사한 분위기의 중세풍의 판타지 영화나 게임 등은 내용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면에서도 이 시리즈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각 캐릭터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1편 반지 원정대에서 반지에 본능적으로 끌려 원정을 처음부터 무산시켜버릴 뻔했던 과오를 인정하고 영웅답게 죽음을 맞이하는 보로미르, “모든 사람들이 자기가 결정하지 않은 그런 일을 겪게 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럴 때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것뿐”이라는 간달프의 대사가 주는 울림. 자신의 삶과는 상관없다며 방관하는 냉소주의자들이 그것이 잘못된 믿음임을 깨닫는 순간 새로운 균열과 지진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려주는 2편 두 개의 탑 헬름협곡 공성전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세계를 위험에서 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장대한 펠레노르 평원의 승리가 아니라 키 작은 네 호빗의 변치 않는 우정과 헌신 덕분이었음을 3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 짓는 왕의 귀환이 알려준다.
 

장혜승 기자 zza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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