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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이사장] “저성장과 양극화, 결국 최선의 해답은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이사장] “저성장과 양극화, 결국 최선의 해답은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 김재호
  • 승인 2020.12.28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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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능력 지닌 공정한 관찰자
선순환 경제 시스템 구축해야
이익공유는 자본주의에서 시작돼

‘동반성장’은 정말 가능할까?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을 인터뷰 하러 가는 지난 18일에도 물음은 멈추지 않았다. 왜냐하면 요새 워낙 경기가 좋지 않고, 코로나19 팬데믹이 있기 전에도 저성장과 양극화는 한국경제 더 나아가 전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이사장은 “동반성장을 통해 저성장과 양극화를 극복할 수 있다”며 “우리 경제에 대해 너무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정운찬 이사장은 '공정한 관찰자'에 의한 동반성장으로
대중소기업 간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 김봉억 기자

지난 13일은 ‘동반성장위원회’가 창립한 지 1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초대위원장은 정운찬 前국무총리다. 그는 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순수 민간연구소인 ‘동반성장연구소’를 2012년 8월 설립해 지금까지 꾸준히 연구 결과를 세상에 내놓고 있다. 정 이사장은 “한국경제는 선성장·후분배 불균형 성장전략을 지속하면서, 소수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고착되고, 기업과 가계 간, 계층 간 양극화의 가속적 심화를 경험해 왔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의 낙수효과(top-down track)만으론 경제성장의 한계가 있다. 그래서 정 이사장은 ‘분수효과(bottom-up track)’를 강조한다. 그는 “동반성장의 결과물인 경제적 약자들의 소득증대는 거꾸로 대기업들이 생산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의 증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동반성장으로 선순환 경제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는 셈이다. 

“동반성장에서 대중소기업 간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이슈다.” 정 이사장은 현재 한국사회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슈는 좀더 구체적으론 빈부와 지역의 격차 문제 등이기 때문이다. 즉 중소기업에 대한 단가 ‘후려치기’와 대기업의 ‘서울·경기쏠림’ 현상 말이다. 동반성장의 개념은 경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작동 원리다. 쉽게 말해, 동반성장은 ‘더불어 성장하고 함께 나누어 다 같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자(We go together)’는 개념이다. 동반성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자본소득과 노동소득, 빈부격차, 지역격차, 교육격차, 남북관계 등 사회 전반에 연결돼 있다. 

'분수효과'로 선순환 경제체제 구축

정 이사장의 동반성장 개념의 기저엔 ‘공정한 관찰자’가 있다. 아담 스미스는 『도덕감정론』에서 인간은 동료의식 때문에 그리고 남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므로 공감(empathy) 능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공정한 관찰자로 행동한다. 이것이 이기심을 제어한다. 그러나 이기심이 지나치면 첫째 불공정한 상황에 개입해 공정을 유지하려는 정의의 원칙, 둘째 소외계층을 적극적으로 돕고자 하는 도덕 원칙이 작동하여 사회를 안정적으로 유지케한다. 이러한 설명은 아담 스미스가 자유지상주의자들에 의해 자유방임주의자로 오해되는 것과 완전히 다른 설명이다. 

실천적 차원에서 정 이사장은 ‘(초과)이익공유제’,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정부 사업의 중소기업 직접 발주’를 제시했다. 정 이사장에 따르면, ‘이익공유’라는 개념은 1920년대 미국 할리우드 영화산업에서 시작됐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러닝 개런티’로 출연료 받는 것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대박이 나면 이익을 나누는 것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은 일부가 시행되고 있다. 최근엔 ‘국수 제조업’과 ‘냉면 제조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됐다. 정부 사업의 중소기업 직접 발주는 ‘중소기업자간 경쟁 제도’ 등의 지원 정책이 있다. 정 이사장은 좀더 직접적이고 강한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요구한다.  

그렇다고 모든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는 없다.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금융지원을 할 때 엄밀한 대출 심사 등으로 강소기업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단기적으론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펼치되 장기적으론 군대에서의 대체 복무나 주거 지원 등으로 사람들이 중소기업에 가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소기업 지원과 금융경제 경계

아울러, 정 이사장은 금융과 실물 간의 동반성장도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지나치게 비대해지는 금융경제를 경계했다. 금융자본주의는 역사적으로 실물 경제에까지 악영향을 끼쳤다. 2008년도 미국발 금융위기(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전 세계 경제를 위축시켰다. 더 나아가 금융자본주의는 금권경제와 전제정치를 통해 부와 소득 분배의 양극화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정 이사장은 금융에 대한 사전적 규제는 완화하되 사후 감독은 엄격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반성장연구소의 내년 계획은 무엇일까. 정 이사장은 “그동안 동반성장포럼을 통해 소통과 연구의 장을 마련해왔다”면서 “내년에는 전문 연구원을 기용해 동반성장 관련 새로운 연구 주제를 발굴하고 추진코자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동반성장연구소는 정 이사장의 100회가 훨씬 넘는 외부 강연과 더불어 컨설팅, 논문 공모전, 동반성장포럼과 심포지엄 등을 진행해왔다.  

올해 12월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직 임기를 마치는 정 이사장은 내년부터 동반성장연구소의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미뤄두었던 스승들(스코필드, 조순)에 대한 이야기와 『한국경제론』 등 집핍 작업에 몰두하고 싶다고 했다. 새해 1월에는 『한국경제, 동반성장, 자본주의 정신』 신간을 펴낸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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