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9:40 (목)
노년기의 우리는 인생을 다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노년기의 우리는 인생을 다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 교수신문
  • 승인 2020.12.24 14: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년철학 하기 | 오하시 겐지 지음 | 조추용 옮김 | 씽크스마트 | 320쪽

노년기의 우리는 인생을 다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그것을 위해 필요한 것, 바로 ‘노년철학’

나이가 든다는 것은, 그리하여 노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건강했던 자신이 아이와 마찬가지로 약자가 되어, 필수적으로 남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위치에 놓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이례 없는 ‘장수사회’ 시대에 돌입하면서, 노인과 함께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장년층은 물론이고 당사자인 노인들까지 기나긴 노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방황하고 있다. 

『노년철학 하기』는 한일 양국의 학자 및 연구자가 2018년부터 합동으로 개최하기 시작한 노년철학 학술대회에서 시작되었다. 그중 일본동아시아실학연구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오하시 겐지大橋健二가, ‘다시 어떻게 살 것인가’를 되묻는 노년철학의 필요성을 느껴 집필하게 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노년기의 우리는 인생을 다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것을 위해서는 여러 인문학에서 노인과 나이듦을 무어라 정의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이 지식을 바탕으로 개개인이 다시 태어나 새로운 삶을 맞는다는 각오로 움직여야 한다. 당신은 앞으로 어떤 노인으로 늙고 싶은가? 『노년철학 하기』를 통해 지금부터라도 다가올 노년을 서서히 대비하자. 

노인이 생각하고, 노인이 고민하고, 노인이 주체가 되는 철학
지금까지 가꾸어 온 세상을 다시 생각하고
앞으로 살아갈 미래에 대해 고민해보자

인간의 평균 수명이 100세까지 늘어나 ‘백세시대’라는 말도 나오는 요즘, 기나긴 노후는 과연 행복일까? 현재까지의 노인들을 살펴보자면 전혀 그렇지 않다. 과거 축복으로 남았던 장수는 이제 생지옥의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현대는 결코 노인들을 그냥 두지 않는다. 도처에 노인들을 노리는 덫이 깔려 있다. 그 덫에 걸린 노인들은 우리 주변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절도하는 노인, 스토킹 하는 노인, 광폭한 모습을 보이는 노인, 고독사하는 노인 등….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저 손 놓고 한탄하며 긴 긴 노후를 보낼 것인가? 그러고 싶은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 함정에 빠지지 않는 노년의 삶을 보내기 위해서, 『노년철학 하기』는 인문학 공부를 할 것을 조언한다. 다가올 죽음에 대한 준비, 즉 종활終活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시작으로 동양과 서양의 생사관을 살펴보고, 서양의 생사관이 현대 동아시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알아본다. 또한 저자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금의 동아시아 삼국이 돌아가야 할, 서양의 영향을 받지 않은 본연의 생사관은 어떤 것인지, 또한 현대 노인들은 이를 바탕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다양한 레퍼런스들을 인용하여 우리에게 통찰력 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노년철학 하기』를 우리말로 옮긴 조추용 교수는 역자 후기에서 ‘70대 이후의 노인들이 “자신은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역할을 수행해 나간다”는 사회적 역할론이 중요하다. 그러면 청 · 장년 세대가 노인들을 부정적, 비판적으로 보는 시선도 달라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하며, 이 책이 ‘즉 노인이 생각하고, 노인이 고민하고, 노인이 주체가 되는 책’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저자인 오하시 겐지는 이렇게 지적한다. 오로지 노인만을 위한 철학이어서는 안 된다고, 무엇보다 미래 세대의 젊은이들과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세대 간의 연결. 이것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노년철학’의 궁극적인 목표다.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노인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문명의 방식과 사회 전체에 연결되어 있다. 즉 노인문제는 언젠가 청장년층의 문제가 되고 나아가 모든 세대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라도 ‘다시 한번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노년철학이 꼭 필요하다.

기나긴 노후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이를 고민하는 노인들이 많아진다면 틀림없이 세계는 더 나아질 수 있다. 그리고 그 나아진 세계는 틀림없이 미래 세대가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다. 『노년철학 하기』를 통해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 이들이 남은 인생을 충실히 살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