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02:05 (목)
배우를 위한 대본 읽기 안내서
배우를 위한 대본 읽기 안내서
  • 교수신문
  • 승인 2020.12.24 14: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우적 상상력으로 희곡 읽기 | 김준삼 지음 | 동인 | 198쪽

“배우는 대본을 해석하는 예술가이다.” —스텔라 애들러

대본은 작가적 상상의 결정체로서 특별한 극세계와 그 속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비범한 언행을 기록하고 있으며, 고유한 극적 구조와 언어와 스타일로 구현되어 있다. 좋은 대본은 그 자체로 문학적 완결성과 예술성을, 세상과 인간과 삶에 대한 깊고 넓은 통찰을 담고 있다. 하지만 대본은 공연을 전제로 한 것이기에 미완성의 예술작품으로, 작가적 상상이 특별한 방식으로 압축되어 있고, 한 사람이 아니라 많은 사람의 집단적 상상에 의해 해제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때문에 작가적 상상이 온전히 펼쳐지기 위해서는 연출가와 배우, 디자이너, 작곡가, 안무가 등이 모두 자신만의 특별한 상상의 방식으로 대본을 해독해야 한다.

저자는 오랜 기간 동안 배우 훈련을 받으면서 말과 행동을 낳은 상상의 근원과 시작점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면서 배우로서 대본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시각과 생각을 정립하게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배우와 연출가로 활동하면서, 그리고 배우들을 훈련하면서 배우들에게 대본을 통해 배우적 상상의 세계로 이끌어줄 안내서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조금씩 자신만의 분석과 상상을 써 내려가기 시작한 그 결과물을 내놓게 되었다.

대본이 없는 상태에서 공동창작의 과정을 밟아가지 않는 이상, 배우의 작업은 항상 하나의 독립적이고 독특한 극을 구성하고 있는 대본에서 시작하게 된다. 대본이 어떻게 극을 구성하고 구현하고 있는가에 대한 안목과 각 구성요소들에 대한 배우적 상상을 할 수 있을 때, 배우는 독보적인 예술가로서 공동작업에 진정으로 참여하고 또 작품에 기여할 수 있다. 대본에 대한 배우의 풍성한 상상이 모일 때, 대본과 연기에 대해 한 단계 더 높은 이해의 장과 상상의 터로 옮겨갈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