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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화제] 창간 10주년 맞은 『오늘의 문예비평』
[학술화제] 창간 10주년 맞은 『오늘의 문예비평』
  • 이옥진 기자
  • 승인 2001.04.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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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4-16 00:00:00
부산을 근거로 활동하는 비평가들의 진지, ‘오늘의 문예비평(이하 문예비평)’이 지난 10년의 숨가쁜 행보를 일단락 지었다. ‘비평의 시대’가 열리며 문학의 지각변동이 시작되던 지난 1991년 출범한 이래 10년 동안 ‘문예비평’은 ‘비평의 비평’이라는 지향을 고집해 왔다.

애초에 문예지가 아닌 비평지, 중앙지가 아닌 지역잡지라는 한계를 비관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았다 한다. 그러나 편집동인으로 활동하는 구모룡 해양대 교수(교양학부)의 생각은 반대다. 한계가 오히려 조건이 되었다는 것. “전투적인 메타비평을 하는데는 중심부의 논리에 흡수되지 않는 제3의 위치가 유리합니다. 우리가 그 입지를 최대한 확장시키지 못해 오히려 아쉬울 뿐입니다.”

사람의 일생에 비유한다면 지금 ‘문예비평’은 청년에서 장년으로 넘어가는 전환기다. ‘무크지의 시대’였던 80년대에 ‘지평’과 ‘전망’에 참여했던 비평가들이 ‘문예비평’을 계간지 형태로 발전시키고 10년이 지난 지금, ‘문예비평’ 내에서는 이 하나의 실험결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구모룡 교수의 진단은 자축에 앞서 자기반성에 충실한 듯 보인다. “‘오늘의 문예비평’이 유일한 비평전문지로서의 입지는 어느 정도 다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국사회의 대표적 비평집단으로서의 안목, 한국문학 전체를 바라보면서 중심을 뛰어넘는 이론의 생산을 두고 본다면 대답은 유보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지역의 비평전통에 ‘문예비평’의 공은 크다. 서가의 먼지 속에 잊혀졌던 비평적 맥락을 복원하는 고고학적 작업과 숨겨진 지역비평가의 발굴이 의미를 갖는 것도 이 지점이다.

편집인으로 활동중인 남송우 부경대 교수(국어국문학과)는 ‘문예비평’ 10년 역사의 성과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올해로 6회를 맞는 ‘고석규 비평문학상’의 제정이 계기가 되어 50년대 비평사에서 사장돼왔던 고석규를 재평가하는 논문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황순재, 고 김창식, 이경 등 부산에서 활동하는 신진평론가들의 필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도 하나의 성과죠.”

지난봄에 발간된 통권 40호에는 ‘10주년 기념 지상 세미나’가 실렸다. 당대현안에 대한 발빠른 대응이 힘든 계간지의 입지에서 생동감을 살릴 수 있는 형식의 모색이었다. 통권 20호에서 지상토론을 진행했던 경험을 살려, 발표와 반론, 그리고 재반론이 오가는 논쟁의 자리를 지면으로 옮겨냈고 주제나 형식 모두에서 내실있는 기획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예비평’은 또한 지난 90년대 비평담론을 정리하는 기념총서를 준비중이다. 그간 발표된 글들을 문화론, 문학론, 소설론, 시인론, 비평가론, 저자대담, 문학기행의 7권으로 묶어내고 있고, 이 가운데 3권은 이미 발간되었다. 총서발간에는 무엇보다 비평의 시대였던 90년대 문화흐름을 정리·평가하면서 또 하나의 비평의 칼을 벼리려는 바램이 담겨있다. 이옥진 기자 zo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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