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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스토리: 내러티브 기사의 작법과 효과
뉴스 스토리: 내러티브 기사의 작법과 효과
  • 교수신문
  • 승인 2020.12.2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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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영 지음 | 이채 | 464쪽

존 스타인벡, 트루먼 카포티의 내러티브가 한국에서도 가능하다?

스토리(STORY)! 독자들은 소설을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스토리는 신문 기사를 가리킨다. ‘뉴스 아티클’, ‘뉴스 스토리’, ‘내러티브는 모두 기사의 다른 이름이다.

뉴스는 재미있으면 안 될까? 사건을 극적으로 전달할 수는 없을까? 감동이 진하게 배어나오는 뉴스가 정보 전달에는 역부족인가? 또 디지털 모바일 시대에 걸맞게 뉴스의 길이는 짧아야 하는가? 저자 박재영 고려대 교수(미디어학부)는 이 책에서, 이와 같은 질문과 함께 기사 영역에서의 새로운 글쓰기를 제안한다.

기자의 혈통을 지닌 조지 오웰, 어니스트 헤밍웨이, 존 스타인벡은 저널리즘 영역에서 내러티브를 구축했다. 트루먼 카포티와 톰 울프 등은 뉴 저널리즘의 선두에 서 있다. 그들은 기사에 과감하게 소설 작법을 적용하여 상황을 실감 나게 전하려고 했다. 서구에서 오래 전부터 구현된 새로운 기사 쓰기현상이, 우리나라 언론에서 없었던 것은 아니다. 독자들이 뉴스 스토리속에 등장한 국내 내러티브 기사를 접하게 된다면, 새로운 글쓰기에 대해 낙관할 것이다.

 

내러티브 글쓰기 전도사, 역피라미드 기사의 대안은 없는가

전신 사정이 불안정했던 시대에 갑자기 전신이 끊기더라도 기사의 주요 내용은 전달되도록 하려고 리드에 주제를 담는 식으로 개발됐다. 분량에 따라 전송비를 물어야 했으므로 기사를 되도록 짧게 압축적으로 써야 했다. 역피라미드 구조는 편집자가 신문 지면의 사정에 따라 기사의 끝을 마음대로 잘라내기에도 편했다.” -본문 34

역피라미드 구조는 미국에서 탄생하여 1900년쯤 기사 작성의 표준으로 정착됐다. 한국 언론은 미국 언론을 통해 역피라미드 구조를 배웠고 천편일률적으로 정형화했다. 이에 비해 미국의 역피라미드 기사는 상당히 유연하며 내러티브 분위기를 풍기는 하이브리드 형태도 많다. 한국 역피라미드 기사는 미국의 원형에 비해 다소 왜곡된 형태라 할 수 있다. 역피라미드 구조는 독보적인 장점을 갖고 있지만, 기사의 완독이나 감동과 무관한 태생적 한계를 지닌다. 저자는 이에 대한 대안의 하나로서 내러티브 기사에 주목한다. 뉴스 스토리에는 국내외 뛰어난 내러티브 기사가 담겨 있고 그 구조에 대해 친절하게 분석해놓았다.

 

왜 내러티브 기사인가?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Show, don’t tell!)라는 내러티브 글쓰기 지침을 따라, 이 책도 내러티브를 말로 설명하기보다 기사 사례로 보여주려고 했다. 뉴스 스토리는 기사의 처음과 끝, 또는 중간 어디라도 쉽게 구사할 수 있는 내러티브 장치부터 기사 전체를 소설처럼 구성하는 내러티브 논픽션까지 아우른다. 에디터, 중견기자, 주니어기자, 수습기자, 기자 지망생은 물론이며 매력적인 글쓰기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도 내러티브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박재영 교수는 오랜 동안 많은 신문사와 기관에서 새로운 글쓰기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고, 글쓰기 코치로서 현직 기자들과 함께 실제 내러티브 기사를 만들었으며 700여 명의 기자 지망생을 교육했다. 이 책을 통해, 내러티브 기사가 죽어가는 뉴스를 되살릴 수 있다고 믿는 내러티브 전도사가 전하는, 내러티브의 매력에 빠져보기를 권한다. 2020년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인 저술지원 우수저작물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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