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0:40 (금)
음식 철학
음식 철학
  • 교수신문
  • 승인 2020.12.21 12: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캐롤린 코스마이어 지음 | 권오상 옮김 | 헬스레터 | 427쪽

고대철학, 맛은 여성과 단짝의 최하위 감각

계몽주의 철학자 칸트 거쳐 맛의 표준 제시

아리스토텔레스가 요리를 했더라면?”

인류의 사회적 사고(思考)가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크게 진보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음식 철학〉〉에 그를 불러왔다. ‘만약 (그가) 요리를 했더라면, (음식에 관해) 많은 글을 썼을 것이고, 〈〈음식 철학〉〉의 학문적 위상도 확 바뀌었을 것이다. 음식을 페미니즘 연결 고리로 파헤쳤던 소르 주아나(1648~1695)의 주장이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부터 계몽주의 시대의 칸트와 헤겔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서양 철학사에서 음식과 감각’, ‘맛과 쾌락의 연결고리로 페미니즘 시각에서 음식철학의 체계를 세운 음식인문학 고전서이다.

저자인 캐롤린 코스마이어 교수는 미학과 페미니즘에 빼어난 학문적 성과를 이뤄낸 학자이다. “젠더적 추론으로 볼 때, 플라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형이상학적 범주의 근본 토대에 여성과 남성을 적대적 대립관계로 만들어 놓은 오류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서양의 지적 전통에 남성은 우월한 존재이고, 여성을 폄하하는 철학적 주제에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로 남아 있다.

철학 교수인 캐롤린 코스마이어는 맛은 쾌락과 여성을 은유하는 매우 잘못된 시각을 젠더적 사유로 통찰하며, 음식철학 교과서를 집필했다. 20여 년 전에 집필했지만, 지금도 미국과 영국의 각 대학에서 음식철학 교과서로 활용된다. 우리나라의 음식 담론에서 처음 만나는 음식철학서이다. 이 책은 먹방과 쿡방의 푸드 포르노, 맛과 가격 중심의 맛집 소개, 칼로리에 집중했던 산업화 시대 패스트푸드가 음식담론을 주도했던 시대에서 벗어날 시그널로 받아 들어진다. 음식을 미학적 관점과 철학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