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9-22 12:45 (수)
[신진 작가 큐레이션 3] 풍경 사이, 그 간극에 대하여
[신진 작가 큐레이션 3] 풍경 사이, 그 간극에 대하여
  • 하혜린
  • 승인 2020.12.14 15: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동일, 「불나방-2(14:15)」, 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 40X60cm, 2015. 

안동일은 사진 매체를 통해 동상에 대해 사유한다. 그는 동상을 포착하지만 동상만을 선택하지 않는다. 동상이라는 고정된 대상에 장소라는 맥락을 끌어들이고, 그것을 향유하고 존재하게 하는 내러티브를 은유적으로 끌어들인다. 

상징물을 취급하는 공간은 그것이 놓인 맥락과 장소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새롭게 구성된다. 특히 지극히 일상적인 공간에 배치된 동상은 그 이중성을 더욱 양극화시킨다.

우리는 안동일의 사진을 경유해 다음과 같은 질문에 도달할 수 있다. 동상은 누구를 위한 것이며, 동상이 세워진 장소는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가. 그 궁금증을 추적하기 위해 지난 7일 작가를 서면 인터뷰했다.   

 

풍경 사이, 그 간극에 대하여

 

[신진 작가 큐레이션 3] 안동일 인터뷰

 

안동일, 「불나방-1 시리즈」, 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 40X60cm, 2015.

하나의 관점이 되는 일상성 

작가는 일상적 소재들을 선택한다. “우리가 처음 마주하는 풍경은 피상적인 모습을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하지만 다시 마주한 풍경은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 속에서 재발견됩니다. 개인의 풍경은 하나의 시야가 되고, 기록하고 편견을 검증하는 과정이 곧 작업으로 이어집니다.” 

작가는 일상적 소재 중에서도 ‘동상’과 장소에 대해 사유했다. “도시에 위치한 동상은 도시 풍경을 이루는 기호이자 의미와 이데올로기를 함께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저마다의 의미로 장소에 오고 갑니다. 저는 그곳에서 동상이 가지는 기념적 의미(공적)와 장소를 찾는 사람들이 갖는 기념적 의미(사적)가 공존하는 풍경을 발견했고 그 관점을 드러내기 위해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왜 제목이 「불나방」인가. “사람들은 각자만의 의미를 가지고 동상 앞에서 포즈를 취합니다. 그 풍경이 마치 불나방과 닮아 보여 작품 제목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인물의 연출을 배제합니다. 제 관심은 주관적인 것에 의해 시작됐음에도 이미지로 드러냄에 있어 개인의 편견을 배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작과 끝, 시간의 분절

작가는 일출과 일몰을 기준으로 1시간씩 촬영 작업을 반복한다. “일출과 일몰은 낮과 밤을 같이 보여주는 동시에 시작과 끝의 경계에 있습니다. 익숙한 장소에서 풍경을 발견했다면 밤이나 낮이었기 때문에 편견을 가진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편견이 아닌 풍경을 바라보는 관점으로써 기록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1시간’은 일정하게 기록한다는 의미로 제시됩니다. 저에게는 감정을 제거하기 위한 규칙이 되고, 관람자에게는 사이의 간극을 상상할 수 있는 시간으로서 존재합니다.” 

 

「불나방-2」 전시전경

전시장의 작품 배치가 독특하다. “제 작업은 한 장의 이미지로서 대상을 포획하기보다 반복된 이미지를 통해 태도와 관점을 드러냅니다. 따라서 작업할 때의 태도와 시선들을 관람 시에도 동일하게 경험할 수 있게 설치하려고 노력합니다. 가령 작품<scratch>의 경우 이동하는 지하철의 창밖 풍경을 연속적으로 기록한 작품입니다. 관람자에게도 그 경험을 유도하기 위해 95개의 작품을 일 열로 설치해 이동하면서 연속적으로 작품을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작가만이 지닌 세계관은 무엇일까. “제 작업은 한 장의 이미지로서 대상을 포획하기보다 반복된 이미지를 통해 태도와 관점을 드러냅니다. 이는 동양화에 일필휘지와 소묘의 차이와 비슷합니다. 일필휘지는 하나의 선으로 대상을 전달한다면, 소묘는 반복된 선을 통해 전달합니다. 풍경을 소재로 한 작품은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풍경을 발견한 순간을 작업으로 기록한다면 제 작업은 풍경을 발견하는 과정이자 관점을 기록한 것입니다. 저에게 있어 풍경은 장르로써 풍경-이미지가 아닌 반복된 이미지를 통해 해석학적 시선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작가는 주체와 대상 사이의 ‘시선’에 관심이 있다. “저는 앞으로 풍경을 바라보는 관점과 풍경 속에 존재하는 대상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작업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안동일(37세)=영남대 동양화과 졸업, 같은 대학 한국회화과 석사 ▷상업화랑 개인전 「오발탄」외 6회·단체전 7회, 대구문화예술회관 올해의 청년작가 등. 사진=안동일
안동일(37세)=영남대 동양화과 졸업, 같은 대학 한국회화과 석사 ▷상업화랑 개인전 「오발탄」외 6회·단체전 7회, 대구문화예술회관 올해의 청년작가 등. 사진=안동일

 

 

 

 

 

 

 

 

 

 

 

 

 

 

 

 

 

 

 

 

 

하혜린 기자 hhr210@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