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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간지성론1∙2
신인간지성론1∙2
  • 교수신문
  • 승인 2020.12.1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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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트프리드 빌헬름 라이프니츠 지음 | 이상명 옮김 | 아카넷 | 388쪽

『신인간지성론』은 17세기 영국 경험론을 대표하는 철학자 존 로크의 『인간지성론』에 대한 상세한 논쟁을 대화의 형식으로 쓴 작품이다. 독자들은 가상의 두 인물인 로크를 대변하는 필라레테스(진리의 친구)와 라이프니츠를 대변하는 테오필루스(신의 친구)의 대화에서 서양 근대 철학의 양대 경향인 경험론과 합리론을 비교해볼 수 있다. 이 유럽의 두 철학적 경향이 갖는 지적 분위기와 사고방식은 극명한데, 라이프니츠는 체계, 조화, 질서, 일치를 강조하고, 학문의 조화, 자연의 질서, 정의와 증명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며, 정확하고 엄밀한 이성적 추론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언급한다. 이것은 언제나 어디에서나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자연의 원리를 찾으려는 라이프니츠 철학의 근본 목적에 따른 것이다.

이 작품은 라이프니츠가 죽고 50년 뒤에야 세상에 알려졌다. 라이프니츠는 동시대의 철학자들이 배격한 목적론적 세계관을 받아들이고 구명하기 쉽지 않은 물질의 본성과 물체의 실체성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구축해간 철학자이다. 그가 생전에 출간을 포기한 까닭을 한 서신에서 밝혔듯, 이미 죽어 자신(로크)을 방어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한 날선 비판이 불공평하기 때문이지만, 이미 유럽에서 명성이 자자하던 로크에 우호적인 지적 분위기에서 출간이 불러올 파장을 우려한 때문이기도 하다. 상대 진영 철학의 거두인 로크 저작의 구성을 그대로 좇으며 자신의 언어와 철학의 진수를 개진한 라이프니츠의 사상적 도전작이자 대중서다.

이 책은 1765년 라스페(R. E. Raspe)가 라이프니츠 사후 그의 원고들을 한데 모아 출간(OEuvres philosophiques latines et francaises, 1~496쪽)면서 처음 세상에 알려졌고 1882년 게르하르트(C. I. Gerhardt)가 편집한 Philosophische Schriften 중 5권으로 출판되면서 널리 연구되고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기 시작했다. 『신인간지성론』의 구성은 각 부와 장의 제목에서 아주 적은 차이 외에는 『인간지성론』의 구성을 따르고 있으며 한국어판은 전체 4부의 68장을 두 권으로 나누어 번역자의 충실한 해제와 함께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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