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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문사
중국산문사
  • 교수신문
  • 승인 2020.12.1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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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핑위안 지음ㅣ김홍매, 이은주 옮김ㅣ소명출판ㅣ419쪽

『중국산문사』는 산문이라는 문학 자체를 중심으로 그 궤적을 거시적으로 조망하는 책이다. 기존의 문학 장르는 어떤 상황과 인식 속에서 새롭게 소환되거나 선택되는 것일까에 대한 글쓰기의 고민이 담겨 있다. 또한 중국에서 ‘산문’이라는 장르가 시대에 따라 어떤 장르를 만들어내었거나 어떤 특징을 보여 왔는지를 설명하는 내용이기도 하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운문이 아닌 글들이 어떤 변모를 보여 왔는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중국산문사』는 각 세부 장르가 어떤 상황에서 만들어졌고 글을 쓰는 주체가 어떤 환경에 놓여 있었는지를 섬세하게 고려했다. 예컨대 전국 시대의 종횡가에게 권모술수와 즉각적인 효과가 매우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에 설사 정확한 사실이 아니더라도 현란한 말솜씨가 훨씬 더 중요한 포인트였다든가 강력한 제국을 형성한 한대에서 부(賦)가 어떤 이유에서 과도한 수식에 그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하는 부분도 매우 설득력이 있다. 물론 이런 식의 서술이 천핑위안 교수만의 독특한 관점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자료를 폭넓게 활용하는 대부분의 저서가 단순한 요약이나 종합에 머무르는 것과는 달리 이전 담론을 종합하면서도 나름의 관점으로 일관되게 문학사를 조망한다는 점에서 저자의 역량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고전 산문을 다루는 대부분의 산문사에서 청대 산문으로 끝나는 것과는 달리 기존의 산문 전통이 급격한 변화가 몰려온 근대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거나 변모되는지 이어나가 고전 산문과 근대 산문의 접점을 모색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역작이다.

이 책의 저자 천핑위안 교수는 평범한 시골 가정 출신이었지만 문화대혁명 이후 처음으로 실행된 시험에 썼던 작문이 『인민일보』에 실리면서 일약 유명인사가 되었다. 북경대 첫 박사학위 수여자, 중국 현대문학 분야에서 처음으로 ‘장강학자’로 초빙된 학자, 수십 종의 학술연구상 수상자 등도 그에게 붙는 수식어이다. 연구 범위가 넓어 원래 전공했던 문학사에서 학술사, 교육사, 문화사로 확대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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