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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주인이 되는 시간
말의 주인이 되는 시간
  • 교수신문
  • 승인 2020.12.1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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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우 지음 | 창비교육 | 320쪽

“‘자장면’은 맛있고 ‘짜장면’은 맛이 없나요?”
“‘설겆이’든 ‘설거지’든 깨끗이 닦는 게 중요한 거 아닌가요?”

 

말의 주인은 늘 옳습니다, 이제는 진정한 말의 주인으로 살아갈 시간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지적하고, 발음을 문제 삼고, 세세한 단어나 표현 하나하나에 시비 걸기 바쁜 소위 ‘빨간 펜’ 선생님들이 많다. 우리는 ‘둘레길’이든 ‘둘렛길’이든 상관없이 한가로이 산책을 즐길 뿐이다. ‘짜장면’이든 ‘자장면’이든 맛있으면 장땡 아닌가? ‘꽈방’에서 ‘김빱’을 먹으면 탈이라도 나나? 그렇지 않다. 여기 우리가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쓰는 말, 그 말이 곧 한국어이고, 그 말을 쓰는 모든 이가 우리말의 주인이며, 그들은 늘 옳다고 말하는 국어학자가 있다.

이 책은 대부분의 책에서 우리말과 관련한 작고 사소한 것들을 그 옳고 그름을 규정해서 옳은 것을 암기하게 하거나,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틀린 글은 결코 좋은 글이 될 수 없다거나 품위 있는 언어생활을 위해서는 우리말을 바르게 써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는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스마트폰을 활용해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을 하나하나 알기 위해 노력하라고 말하기보다는 우리의 말과 글을 둘러싼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의 문제를 다시금 되짚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설겆이’는 틀리고 ‘설거지’가 맞다는 것을 아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말과 글을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고, 진정한 말의 주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이다.
이에 이 책에는 국어학자 한성우가 말의 주인들과 같이 들여다보고 싶은 주제를 다룬 20꼭지의 글이 실려 있다. 말과 글과 관련하여 그간 우리가 보지 못했던 것을 끄집어내어 그 시각을 넓히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글들을 바탕으로 말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돌아보고, 진정한 말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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