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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미래학 절실히 필요할 때… 미래는 예측 아닌 ‘조망’”
“코로나19, 미래학 절실히 필요할 때… 미래는 예측 아닌 ‘조망’”
  • 정민기
  • 승인 2020.12.0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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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회 학회장 맡은 이재우 인하대 교수

 

“미래학은 미래를 점치는 학문이 아니다. 미래는 현재의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미래학은 바람직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 ‘현재’ 우리가 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학문이다.”

사단법인 미래학회 4대 회장으로 선출된 이재우 인하대 교수(54세·물리학과·사진)의 말이다. 지난 1일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미래학회는 2016년 출범한 젊은 학회다. 이재우 신임 학회장은 “앞선 학회장님들이 학회의 기반을 다져놓으셨다”며 “앞으로 2년의 임기 동안 학회를 발전시켜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미래를 물려주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물리학과 미래학

이 교수는 물리학과 교수다. 물리학과 미래학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이 교수는 “물리학 자체에 이미 미래적인 속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대포알을 생각해보자. 대포와 땅의 각도, 초기 속도, 중력가속도를 알면 뉴턴 제 2법칙을 활용해서 대포알이 떨어질 위치와 시간을 예측할 수 있다. 

사회현상은 이보다 훨씬 복잡하기 때문에 뉴턴 제 2법칙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교수는 복잡계, 상전이 이론, 행위자 기반 모형 등을 이용해서 사회현상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사회물리학’을 연구하고 있다. 미래학에서도 이와 유사한 방법론이 사용된다. 

미래학회와 대한적십자, 협력 진행중

미래학회는 앞으로 여러 기관과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그중에는 대한적십자사도 있다. 적십자와 미래학회. 두 기관은 어떤 협력을 진행중일까. 

이 교수는 적십자와 함께 ‘휴먼지수’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휴먼지수란 어떤 사회나 국가가 얼마나 인도주의적인지를 알려주는 지표다. 미래학회는 휴먼지수를 계산할 때 어떤 요소를 고려해야 하며, 현재 정부와 적십자의 행보와 미래 휴먼지수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미래학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어떻게 보나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곳곳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변화는 곧 불안을 의미한다. 포스트코로나 에 관심이 폭증하고 있다. 서점에는 이와 관련된 책들이 쏟아져나온다. 

이 교수는 시중에 나와 있는 포스트 코로나와 관련된 책들이 편협하다고 지적했다. “요즘 서점에 가보면 부정적이고 선동적인 미래만 소개하며 독자들의 이목을 끄는 포스트 코로나 책이 많습니다. 부정적인 미래상을 그리는 것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그런 미래로 나아가지 않기 위해서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이 교수의 입장은 다소 열려있다. 미래는 예측이 아니라 ‘조망’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라볼 조(望)에 기대할 망(望). 가능한 미래‘들’은 너른 들판처럼 펼쳐져 있다. 동서남북. 어디로 가는지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모두가 기대하는 살기 좋은 시대가 될 수도 있고 극심한 혼란의 시대가 될 수도 있다. 

이 교수는 “부끄럽지 않은 미래를 물려주기 위해 미래학자로서 할 일을 고민하겠습니다”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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