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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인간 유형…로크적 자기보호형이 가장 긍정적
코로나 시대의 인간 유형…로크적 자기보호형이 가장 긍정적
  • 김재호
  • 승인 2020.12.02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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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대한민국_시민의식

인류가 근절한 감염병은 두창이 유일
관료적 예외국가 통치를 가장 이 원해
혁신형 인간상이 제일 바람직

『포스트 코로나 대한민국』는 지속가능발전부터 ▷ 감염병의 역사 ▷ 종교와 심리 ▷ 미래 ▷ 경제 ▷ 방역과 치료 ▷ 방역성과 ▷ 문화와 교육 ▷ 미디어 소비 행태 ▷ 투표와 치안 ▷ 외교와 남북 ▷ 가족과 집 등 집단지성이 다룰 수 있는 거의 전 분야를 성찰했다. 우선 감염병의 역사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개인과 사회의 인식변화를 통해 미래를 대비하고, 경제적 분석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하며, 종교와 심리적 차원에서 어떤 대응이 필요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규원 서울대 연구원(의과대학 인문의학교실)은 「감염병의 역사와 포스트 코로나」를 살폈다. 그는 정착생활로 인해 질병이 많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분변을 매개로 한 기생충 질환과 수인성(水因性) 소화기 감염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가축화된 동물로부터 두창(천연두), 홍역, 결핵, 인프루엔자 등 수많은 신종 감염병이 유입되었다”고 적었다. 

감염병이 늘어난 건 교통과 항해술의 발달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바이러스는 21세기에 들어서만 3종류의 강력한 신종 감염병을 탄생시키며 인류를 시험에 들게 했다”라며 “과학과 기술이 고도록 발달했다고 자부하는 시대에 이러한 전 지구적 위기를 앞에 두고 취할 수 있는 대책이 고작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것은 아이러니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 발견된 신종 감염병은 코로나19 포함 30여 종에 이른다. 인류가 근절에 성공한 감염병은 두창뿐이다. 이 경우, 증상이 확실하고, 인간만이 숙주이고, 유효한 백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증상과 숙주 그리고 백신이 핵심

세계 시민의식을 분석한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사회학과)의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미래」는 코로나19에 반응하는 유형을 분석해 눈길을 끈다. 한 명예교수는 현재 중민재단 이사장으로서 지난 7월 국내외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전 세계 28개 도시 19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라쿠텐 인사이트 보유 패널 총 1만4천312명(도시 별 약 500명씩 표집)을 대상으로 웹조사를 했다. 기간은 5월 22일부 6월 5일까지 14일이었다. 

한상진 명예교수. 사진 - 중민재단

설문조사를 보면, 관료적 예외국가 통치를 선호하는 시민이 34.6%로 가장 많다. 그 다음이 민주적 협치, 권위주의적 법치, 포률리즘 통치다. 코로나19로 인한 두려움 때문에 기본권을 제한하더라도 허용하겠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한 명예교수는 “K-방역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보호에 있다는 대의명분을 앞세워 국민과 대화하고 협치하는 길 대신 정부가 국민 위에서 선택된 정보를 제공하고 명령하는 체질이 굳어진다”고 경고했다. 한국은 관료적 예외국가 통치의 사회적 기반이 가장 넓고 강한 곳이기 때문에 국가권력지상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한편, K-방역의 성공 비결엔 가족지향 마음의 공동체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방침을 따르며 마스크 착용을 잘 하는 이유가 단지 정부나 질병이 무서워서가 아니라는 뜻이다. 

대의명분으로 명령하는 체질 굳어질까

한 명예교수는 설문조사의 교차분석을 통해 ‘코로나 시대의 인간 유형’을 제시했다. 마스크를 얼마나 많이 착용하는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과 만나거나 마주칠 때 느끼는 불안의 정도는 어떠한지를 교차분석했다. 그 결과 자신은 마스크를 열심히 착용하지만 상대방에 대해선 포용적인 로크적인 자기보호형이 가장 긍정적이다. 한 명예교수는 “혁신형은 코로나19 시대에 형성된 코로나19 이후의 바람직한 인간상이라 할 수 있다”면서 “공동체 지향이 강하고 타자를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협력의 대상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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