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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시대의 거울”…거실에서 방으로
“집은 시대의 거울”…거실에서 방으로
  • 김재호
  • 승인 2020.12.02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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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대한민국_이영한 서울과기대 교수 인터뷰

포스트 코로나, 지속가능발전 위해선
인공도시에서 그린공간으로 탈바꿈
문화 중심의 지속가능발전 5원도로 나가야

“집은 시대의 거울이다.” 이영한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건축학부)는 지난 24일 기자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대미문의 감염병 확산으로 인해 도시와 공간, 더 나아가 집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이 교수는 최근 출간된 『포스트 코로나 대한민국 : 집단지성 27인의 성찰과 전망』을 기획하고, 집필위원장을 맡았다. 현재 그는 지속가능과학회 회장직도 맡으며, 도시와 공간의 측면에서 우리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이 교수는 책의 총론격인 「포스트 코로나 지속가능발전, 상생과 환경화」를 통해 한국형 지속가능발전 5원도를 제시했다. 유엔 지속가능발전위원회의 지속가능발전 3원인 사회, 경제, 환경에 문화와 과학기술을 추가로 하여, 문화를 중심으로 변형시킨 것이다. 특히 이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나타난 현상들로 4D를 제시했다. 4D는 거리(Distance), 거주지(Dwelling), 디지털(Digital), 격차(Differential)다. 

『포스트 코로나 대한민국』 20쪽은 주택의 변화를 설명한다. 단순 주거 공간에서 일터, 배움터, 매매처, 치료처, 유희의 공간으로 기능이 확장된다는 것이다. 이는 도시 역시 마찬가지다. 이 교수는 “산업혁명으로 분업화가 이루어졌고 새로운 용도에 맞는 새로운 공간들이 건축되어졌다”면서 “기계 생산방식에 따라 공장이 지어지고 대량 생산된 상품을 거래하는 백화점, 새로운 업무공간인 은행과 증권거래소 등이 건축되면서 새로운 도시인 산업도시가 탄생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문명의 변곡점을 맞이했다. 포스트 코로나에선 크게 2가지 전환이 일어날 것이다. 첫째, 디지털 혁신의 가속화다. 변화하는 양상을 그래프로 보면 거의 수직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원격교육과 재택 근무, 온라인쇼핑 등이 급속히 확산될 것이다. 둘째, 생명에 대한 관심과 환경에 대한 요구가 크게 강화될 것이다. 이들 변화에 집은 적응하고 발전해 나갈 것이다. 

이영한 교수는 이번 책을 기획하고 집필위원장을 맡았다.
이 교수는 문화 중심의 지속가능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진 = 김재호 기자

거실 중심에서 방 중심으로 변모

이 교수는 “집이 거실 중심에서 방 중심으로 바뀐다”면서 “공용 공간이 줄어들고, 방이라는 독립적 공간이 강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는 공실, 빈집 등 도시의 빈 공간들이 늘어날 것이다. 그 공간들을 공유 공간, 그린 공간으로 재생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면서 “이러한 도시의 변화는 생명과 친환경 측면에서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책에서 이 교수는 공원을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계속 성장해왔던 자동차 위주 도로는 보행자가 중심이 되고 녹지가 확대되는 과정을 겪을 것이다. 또한, 푸르고 힐링이 가능한 그린 빌딩이 늘어날 것이다. 일상이 자연과 공존하고, 일과 생활이 상생하는 조화 시대가 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교수는 K-방역의 성공 요인으로 ‘리질리언스(회복탄력성)’를 강조했다. 이 책에서 2020년말과 2021년초에 코로나 대유행이 전망했는데, 이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가는 건 비극이다. 시민들이 방역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면서 “우리 국민은 그동안 전쟁과 IMF 등 많은 고난은 극복한 단일민족이며, 최근에 사스, 메르스 등도 잘 이겨낸 저력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코로나 위기를 잘 극복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고난 겪은 단일민족의 회복탄력성 

비대면이 확산되면, 면대면 접촉이 사라질 것이라는 극단적 예측도 나온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대한민국』 22쪽에서 이 교수는 “인간의 만남은 때론 디지털 서비스를 통해서, 때론 3차원 공간에서 질감 있는 면대면 접촉을 통해 이루어질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이것이 우리 미래에 주어질 지속가능한 만남일 것이다”라고 적었다. 면대면과 비대면의 융화가 지속가능한 만남의 화두가 된다는 것이다. 

정치의 측면에서 역시 큰 변화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지속가능발전 정치를 위해 직접 민주주의의 민권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소수파와 다수파를 모두 포괄하고 포용하는 정치가 되어야 한다”며 “링컨이 선언한 민주주의 3대 요건 중에서 ‘국민에 의한(by the people)’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포스트 코로나에선 대학사회 역시 변화에 중심에 있다. 이 교수는 ‘교수’들은 이제는 새로운 교육 모델을 만들어내는 일에 직면해있다. 이것은 교수들 각자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도 꼭 필요한 일이다. 디지털 시스템은 초시간적이며 초공간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디지털 전환을 통하여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이에 맞는 교육 내용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이 교수는 우선 온라인 교육을 받아들이는 개방적 자세가 중요하고, 교실이라는 벽이 파괴되면서 교육 프로그램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에는 지식 전달 중심의 교육이 강점일 수 있고, 오프라인에서는 인간애와 평화 등을 체험 중심의 교육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 교수는 청년들이 ‘코로나 세대’라고 좌절하지 말고 희망을 가졌으면 한다. 그는 “BC, AC라는 말이 있는데, 코로나를 경계로 이전(Before Corona)과 이후(After Corona)는 서로 다른 세상이 된다는 것이다. 청년들은 디지털 전환 시대의 1세대로서 바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인공이다. 오히려 긍정적인  측면을 주목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12월 28일로 예정된 지속가능과학회 동계학술대회 주제는 ‘포스트 코로나 대한민국’다. 지식인들의 집단지성이 코로나19 시대에 어떤 화두를 제시할지 주목된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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