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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 ‘K’라는 가면에 감춰진 것들
K-방역, ‘K’라는 가면에 감춰진 것들
  • 김재호
  • 승인 2020.12.01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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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적 예외국가가 허용하는 초법적 조치들
“자칫 ‘국가권력지상주의’의 함정 유의해야”

K-방역에 대한 비판적 접근을 시도한 글들이 출간돼 주목된다. 『포스트 코로나 대한민국』(이영한 외 26인 지음, 한울)에 실린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의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미래」는 K-방역이 자칫 빠질 수 있는 국가권력지상주의를 우려했다. 또한 한국공간환경학회 계간지 <공간과사회> 2020년 제30권 3호 가을호(통권 73)는 K-방역에서 ‘K’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질문하고, 그 뒤에 남겨진 공공의료의 현실 등을 지적했다.  

한 명예교수는 의도치 않게 K-방역 독재가 출현할 개연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정치의 핵심이 책임윤리에 있다고 할 때, 자신의 과오는 전연 인정하지 않고 과오의 원인과 책임을 모두 외부로 돌려 특정 집단에 대한 대중의 분노와 적개심을 정치적으로 조직하는 방식으로 독재체제가 민주주의 이름으로 나올 개연성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논문에 따르면, 한국은 관료적 예외국가 통치의 사회적 기반이 가장 넓고 강한 곳이다. 예외국가는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국가가 예외적으로 초법적 조치를 취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단계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그러한 예이다. 국가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선 법적으로 예외를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는 철학과 지혜가 없으면 국가권력지상주의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

K-방역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공공의료와 시민의식 등을 재고할 때다. 사진 = 연합뉴스 

원인과 책임 그리고 분노와 적개심

<공간과사회>는 ‘코로나-19의 사회-공간 읽기’ 특집호를 발간했다. 코로나-19 발생 및 전개에 대한 분석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전망을 시도한 것이다. 특집 논문들은 앞으로 K-방역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스웨덴의 사례와 니클라스 루만의 사회체계 개념으로 비판적 접근을 시도했다. 

최희경 경북대 교수(행정학부)는 「스웨덴의 코로나19, 정책대응과 미스매치」에서 스웨덴이 왜 방역에 실패했는지 분석했다. 논문은 올해 7월까지 통계를 인용했으나, 11월 25일 현재, 스웨덴 총 확진자수는 23만1천 명이며, 사망자는 6천555명이다. 스웨덴은 개인의 자율과 책임을 중요시했는데, 이로 인해 방역에 실패했다. 

최 교수는 “코로나19 대응에서 스웨덴이 개방과 권고, 개인의 책임과 자율에 의존하는 연성권고모형을 택한 반면 인근 국가들은 적극적인 검사와 주요 시설 봉쇄라는 강성규제 모형을 택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스웨덴은 기본적으로 국가의료체계이기 때문에 동원된 대부분의 의료자원과 인력은 공공부문 소속이고 비용도 공공부문이 부담한다”며 “스웨덴 정부가 단기간에 더 이상 공급체계를 확대할 수 없었던 것도 기본적으로 공공부문 역량의 한계에서 비롯되었다”라고 적었다. 한국은 대부분 민간의료기관이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어 공공의료의 문제점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박순열 (주)이너시티 도시재생연구소 소장은 「‘사회’는 코로나-19에 대처할 수 있는가?」를 통해 K-방역에서 ‘K’에 포함되지 못하고 뒤에 남겨진 것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병원의 심각한 경영난, 간호사들의 임금체불, 서울과 지방의 의료격차, 공공의료법안의 외면, 공공의료 체계의 부실, 개인정보 유출, 우한 교민 수용 거부시위, 특정 종교집단이나 소수집단에 대한 비난과 혐오, 시민의식의 부재에 대한 비난 등은 K에 포함되지 않고 뒤로 남겨진다”라고 밝혔다.

박 소장은 사회체계 개념을 인용하며, 하부에서 작동하는 다수의 기능체계들과 각각의 사회조직들이 어떻게 작동하고 변화하는지 더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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