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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출판동향 : 중국의 사회변화 말하는 책들
중국출판동향 : 중국의 사회변화 말하는 책들
  • 김수한 중국통신원
  • 승인 2004.05.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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單位제도를 탈피해 '社區自治制'로 달려가는 중국

중국 경제체제의 구조개혁 심화와 더불어 도시지역의 새로운 기층관리 질서와 제도로서의 社區自治制 건설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구건설은 몇 년간의 시범지역 실시 이후 2000년 말 국무원 民政府의 '도시 사구 건설의 전국적 추진에 관한 의견' 발표를 계기로 본격화됐다. 일정 지역 범위 내 주민에 기반한 "자치적 사회생활공동체"로 정의되는 사구자치제의 등장은 기존 單位제도의 약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마오쩌둥 시대의 중국 도시거주민은 그들의 직업에 따라서 기업, 행정기관 그리고 학교 등 사업 단위에 소속돼 있었다. 이러한 단위는 구성원에게 종신고용과 임금 제공의 경제적 기능 외에도 주택, 의료보험, 연금 그리고 기타 사회보장 등을 제공해 주는 사회적 기능 그리고 정치동원과 학습 등의 정치적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국가와 개인을 연결해주는 도시지역에서의 기본적인 사회조직으로서의 역할을 했다. 국가는 단위를 통해 경제, 사회, 정치적 통제를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여 년 동안 중국에서 진행된 개혁 개방 정책과 시장화는 이런 단위제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즉, 경제개혁에 따른 노동계약제의 도입과 기존 단위복지체제의 사회화는 단위의 경제, 사회적 기능과 정치적 기능을 약화시켰다. 특히 1999년부터 전면 실시된 종업원에 대한 단위의 주택무상공급의 금지조치는 도시 기층 사회조직으로서의 단위 기능을 결정적으로 약화시켰다. 주택은 직장과 주거지의 공간적 일치를 특징으로 하는 전형적인 단위체제의 불가결한 구성요소였다.

이와 같은 단위제의 약화와 이로 인한 사회통제기능의 상실은 정부로 하여금 시장체제에 걸 맞은 대안을 모색하게 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거주지 지역 자치 공동체인 사구 건설을 통한 기초적인 사회복지 업무와 정치통합 실시라고 할 수 있겠다.

많은 중국 사회과학자들이 시장화로 야기된 단위제의 해체와 사구자치제 건설이라는 새로운 도시기층체제 형성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사구건설이 정부에 의한 하향식 제도건설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주택주(業主) 자치제와 사구간부의 직접 선출 등 새로운 자치 질서를 동반하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사회에 대한 국가의 통제와 간섭의 이완을 내포한 소유제 형태의 다양화, 자원의 시장분배 그리고 농촌에서 도시로 대규모 民工의 이동 등의 사회 요소를 동반한 사구 건설이 새로운 국가-사회관계 형성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 기대하는 견해도 있다.

비록 사구 연구가 초보적인 수준이고 주로 소 논문을 통한 발표가 주를 이루고는 있지만 몇 몇 눈에 띄는 연구성과가 단행본으로 나왔다.

중국사회과학원 정치학연구소의 潘小娟 교수는 최근 발간된 '中國基層社會重構-社區治理硏究'(中國法制出版社 刊, 2004)에서 국가-사회관계의 맥락에서 사구건설과정을 분석하고 있다. 그녀는 사구가 단순 단위의 대체물로서 국가의 전면적 사회통제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관건은 국가권력의 합리적 제한임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를 위해 사구 내 자치조직의 제자리 찾기와 비영리기구의 성장을 통한 정부의 월권행위를 제약함이 필요하다고 건의한다.

중국 도시사구 건설과정을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개론서로 중국사회과학출판사의 '市治書 시리즈'로 2004년에 출판된 '中國城市基層管理體制創新'과 '社區自治'가 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진행된 사구건설과정을 소개하고 평가한 책으로 상해시 사회과학연합회와 상해시사구발전연구회가 함께 펴낸 '上海社區發展報告(1996∼2000)'(上海大學出版社 刊, 2000)와 상해복단대학 林尙林 교수가 쓴 '社區民主與治理'(社會科學文獻出版社 刊, 2003) 등이 있겠다.

또한 북경시 사구건설과정을 소개한 책으로 북경사회과학원에 있는 黃序가 쓴 '城市發展中的社區建設-北京城市社區연구'(中國城市出版社 刊, 2002) 등이 있다.

김수한 중국통신원 / 중국사회과학원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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