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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교육법 '꿀팁' “커리큘럼을 줄여야 더 많이 배운다”
과학교육법 '꿀팁' “커리큘럼을 줄여야 더 많이 배운다”
  • 박강수
  • 승인 2020.11.25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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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 맥글린 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의 제언
학습의 질 높일 과학 교육법의 선택과 집중

 

테리 맥글린 캘리포니아 주립대-도밍게즈 힐즈 교수(생물학)사진=맥글린 교수 블로그
테리 맥글린 캘리포니아 주립대-도밍게즈 힐즈 교수(생물학)
사진=맥글린 교수 블로그

 

“깊게 가르칠 것인가, 넓게 가르칠 것인가”


과학 교육의 딜레마다. 커리큘럼을 꼼꼼하게 밟고 세부 학습 정보를 강의에 몰아 넣으면 내용이 얕아진다. 반면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심층 학습을 진행하면 진도가 걱정이다. 교육자가 어떤 선택을 할 때 학생은 가장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을까. 관련해 지난 10일 미국의 고등교육전문지 <더 크로니클 오브 하이어 에듀케이션>(이하 ‘크로니클’)에 제언이 실렸다.

테리 맥글린(Terry McGlynn) 교수의 기고글 ‘내용을 가르치는가, 단지 진도를 빼고 있는가?(Are You Teaching Content, or Just Covering Material?)’이다. 맥글린 교수는 현재 캘리포니아 주립대-도밍게즈 힐즈에서 생물학을 가르치며, LA 자연사박물관 연구원이기도 하다. 그는 올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과학 교육법 실용지침서 『대학 과학 교육에 대한 시카고 가이드』를 냈다. 이번 칼럼은 책의 핵심 주장 일부를 추린 것이다.

 

테리 맥글린 교수가 쓴 『대학 과학 교육에 대한 시카고 가이드』
테리 맥글린 교수가 쓴 『대학 과학 교육에 대한 시카고 가이드』

 

맥글린 교수는 과감하게 주장한다. “커리큘럼은 더 적을수록 더 많아진다.” 즉, “가르치고자 하는 내용을 핵심 위주로 추려낼수록 교육자는 더 잘 가르칠 수 있게 되고 학생들도 더 깊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맥글린 교수는 “깊게 혹은 넓게” 딜레마를 새로운 이분법으로 재가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진도 빼기(Covering) vs 가르치기(Teaching)”의 구도다. 당연히 과학교육의 선택지는 가르치기가 돼야 한다.

그는 기존 교육방식이 ‘겉핡기’에 지나지 않을 수 없다며 경험을 덧붙인다. ‘행동생태학’ 수업에서 A를 받은 학생이 다소 힘 빠지는 질문을 해왔다. “거미는 절지동물인가요?”(맞다) 맥글린 교수는 “네가 배운 수업을 돌아보고 스스로 생각해 보라”고 되받았고 학생은 대답한다. “2년 전 수업인데, 너무 많은 것들에 대해 얘기해서 그런 세부내용은 기억할 수가 없어요.” 성실한 진도빼기는 ‘휘발성 강한 겉핥기’일 수밖에 없다. 결국 “깊게 가르쳐 학생 스스로 배우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문제는 ‘어떻게?’다. 맥글린 교수는 세 가지 원칙을 강조한다. △ 전체 과정의 중심 목표와 관련된 소수의 핵심 주제를 신경 써서 추려낼 것. △ 선택된 주제들을 공들여 가르칠 것. △ 잡다한 세부 정보들은 흘러 보낼 것. 정리하면, 커리큘럼을 줄이되 논의와 학습의 깊이에 집중하고 부수적인 세부 정보들은 과감하게 포기하라는 것이다.

 

박강수 기자 pp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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