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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교 대원만 선정 강의
밀교 대원만 선정 강의
  • 교수신문
  • 승인 2020.11.2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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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회근 지음 | 설순남 옮김 | 부키 | 728쪽

이 책은 티베트 불교의 가장 오래된 종파인 닝마파의 법본을 강의한 것이다. 티베트 불교의 밀교적 성격이 잘 드러나는 이 법문은 어떻게 삼매를 얻는지, 삼매로부터 어떻게 깨달음에 이르는지를 알려 주는데, 그 핵심이 대원만 선정법이다. 이 법문에서 삼매의 요건으로 제시하는 것이 공空, 낙樂, 명明, 무념無念이다. 공락을 얻는 방법으로는 기맥 수련을, 공명의 성취에는 중맥 수련을, 무념법으로는 관상을 제시한다.

삼매와 깨침에 대한 강의를 핵심으로 하지만 그 외에도 관정법, 상사상응법, 백골관, 관상법, 기맥의 실제 등에 대해서도 깊이 다루고 있다. 수행의 준비를 다룬 1부에서는 수행의 처소는 어떠해야 하고, 진정한 염리심과 출리심은 무엇인지, 스승을 믿고 법을 믿는 마음이 왜 중요하고 어떠해야 하는지를 말하며, 사람의 몸은 얻기 어려우니 서둘러 수행하고, 굳건히 믿고 성실하게 믿고 경건하게 행하라고 절절히 전한다.

저자는 밀교 수행법 강의를 원치 않았다. 명심견성에 이르지 못한 수행자가 밀교 수행을 익히면 마도에 빠지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삼계 해탈을 구하는 방편 법문이 삼계로 타락하는 방종의 구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은 숨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자의 신념이고 현 시대에 밀교 또한 밝혀질 수밖에 없다.

출가 수행자를 대상으로 한 이 강의에서 우리는 그간 밀교에 대한 무지로 인해 가졌던 많은 오해를 털어 낼 수 있다. 정통 밀교의 참모습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불교에 대한 단견과 오해 또한 크게 걷어 낼 수 있다. 무념이란 무엇인지, 진정한 관정은 어떤 것인지, 공의 상태란 어떤 것을 말하는지 등은 그 좋은 예이다. 책은 깊고도 넓은, 수많은 방편 또한 다루면서도 견성見性의 바른 길을 놓치지 않는다. 수행이 아니더라도 통념을 넘어선 불법을 만나고 싶다면 책은 귀한 자료가 될 것이다. 방편에만 가까이하는 자 도에서 멀어지지만 방편을 멀리하는 자 역시 도에서 멀어진다. 티베트 밀교 수행 법문을 통해 화두 참선법이나 남방의 위파사나 등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무량한 수행법의 이치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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