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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의 문명사
장벽의 문명사
  • 교수신문
  • 승인 2020.11.2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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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프라이 지음 | 김지혜 옮김 | 민음사 | 408쪽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유행과 그에 맞선 방역, 격리는 삶의 방식을 크게 바꾸고 있다. 이제 우리는 사소한 습관 속에서, 타인과 맺는 관계 속에서 안전이라는 가치를 재발견한다. 역사를 통틀어 보면 벽 안쪽에서 안전을 추구해 온 사람들이 보인다. 교활한 적들을 피해 벽 안에서 구원을 찾은 사람들이다.

『장벽의 문명사』는 유라시아 대초원에 숨겨진 장벽들로, 로마 병사들이 지키는 제국 최북단의 방벽으로, 외부인의 출입이 금지된 할리우드 스타들의 낙원 말리부로 우리를 이끈다. 스파르타인들의 기괴한 영웅주의에서, 베를린을 무대로 한 스파이 영화에서 우리는 벽과 그 시대정신을 발견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벽과 우리 사이에 있는 놀라운 연결 고리를 점진적으로 드러내고, 흥미로우면서도 심오한 질문을 던진다. 장벽이 문명을 가능하게 했는가? 우리는 벽 없이 살 수 있는가? 오늘날 장벽을 쌓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이스턴 코네티컷 주립 대학의 역사학 교수이자 장벽에 관한 독보적 전문가로 알려진 데이비드 프라이가 벽(wall)이라는 주제를 통해 지난 수천 년간의 인류 문명사 전체를 조망한 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4000여 년 전에 세워진 고대 시리아의 장벽에서 출발해 메소포타미아와 그리스, 중국, 로마, 몽골, 아프가니스탄, 미시시피강 하류, 중앙아메리카를 거쳐 오늘날의 미국-멕시코 국경에 도달한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그동안 우리가 간과해 온 벽의 양면성을, 즉 안전을 보장하는 폐쇄성과 교류를 촉진하는 개방성을 모두 강조한다. 또한 전염병과 마약, 불법 이민자 같은 가장 최근의 불안 요소들이 어떻게 21세기에 벽의 부활이라는 르네상스를 불러왔는지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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