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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김대중 도서관, ‘김영삼·김대중 협력 관계 보여주는 편지’ 공개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 ‘김영삼·김대중 협력 관계 보여주는 편지’ 공개
  • 하혜린
  • 승인 2020.11.1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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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이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 의원에게 보낸 편지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관장 한석희)이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맞아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관련 사료(사진)를 공개했다. 

이 사료는 1985년 1월 7일 김영삼 민주화추진협의회(이하 민추협) 의장이 미국의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 의원에게 보낸 영문 편지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케네디 상원 의원에게 “미국 망명 중이던 김대중의 귀국 결정은 한국의 민주화를 위한 큰 결단”이라고 전했다. 그는 “김대중의 귀국이 군사 독재 정권에 맞서 투쟁하는 한국의 민주화 세력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도 편지에 담았다. 

이어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전두환 정권이 김대중을 위협하는 것(재수감, 귀국할 당시의 불의의 사고 가능성 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도 표했다. 

이 사료는 민주화 운동 시기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간의 협력을 보여준다는 데서 의의가 있다. 이들은 정치적 라이벌로서 경쟁 관계가 주로 부각됐다. 민주화 운동 시기 전체를 놓고 보면 상호 협력을 통해 공동 투쟁한 경우가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정당정치가 정상화되거나 정상화의 가능성이 있을 때는 경쟁했으나 군사 독재 정권에 의해 민주적인 정당정치가 봉쇄됐을 때는 협력했다. 두 사람의 경쟁 관계가 부각되는데 반해 이 사료는 민주화 운동 시기 두 인물의 협력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있다. 

이 편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2차 미국 망명 시기(1984년 12월~1985년 2월) 미국에서 조직한 ‘한국인권문제연구소’에서 보관하고 있었다. 

한국인권문제연구소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귀국한 이후에도 한국의 민주화를 위한 지원 활동을 미국에서 전개한 기관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포함한 한국의 민주화 세력들의 대미 소통 창구로서 큰 역할을 했다.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 의원뿐만 아니라 조 바이든 상원 의원, 앨 고어 상원의원 등 한국의 민주화에 협력한 미국의 주요 정치인들 역시 한국인권문제연구소를 통해 한국 민주화 운동 세력들과 소통한 바 있다. 

 

하혜린 기자 hhr210@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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