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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말부터 본격 논의된 기본소득
18세기말부터 본격 논의된 기본소득
  • 김재호
  • 승인 2020.11.13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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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특집_역사적 변천과 해외 동향

페미니스트들도 주장
대통령의 연설에도 담긴 기본소득
스위스에선 국민투표까지 진행
한국, 미국,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 보편적 현금 지원

 

기본소득은 미국의 작가인 토마스 페인(1737∼1809)에게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홍기빈 전환사회연구소 대표는 “기본소득을 최초로 주장했던 인물은 18세기 말 혁명가이자 정치 사상가였던 토머스 페인으로 알려져 있다”고 적었다. 1920년대 영국에선 '사회 배당금'을, 1960년대 미국에선 ‘보편적 기본소득’ 개념이 제시됐다. 


김공회 교수에 따르면, 영국의 초기 사회주의자인 토마스 스펜스(1750∼1814) 역시 기본소득의 도입을 주장했다. 다만 김 교수는 “스펜스의 제안은 기본소득이라고 볼 수 있는 반면, 특정 연령에 도달한 시민에게 일회성의 현금을 지급한다는 페인의 생각은 기본자산(Basic Capital)론에 가깝다”고 밝혔다. 기본소득은 소비의 기반, 기본자산은 생산의 기반에 무게를 둔다.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1944년 1월 11일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의 연설에 주목한다. 안 교수는 “이 연설에서 그는 단지 일자리의 권리만이 아니라 오락의 여유 시간을 포함한 삶의 질을 위한 충분한 임금, 품위 있는 주거와 건강권, 교육권 등 폭넓은 시민권을 제시하였다”면서 “이는 표현의 자유와 같은 시민의 정치적 자유를 헌법적 필수불가결한 권리로 담은 1차 권리장전에 이어 삶의 품위와 인간의 자유를 도모한 ‘2차 권리장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녹색당, 미래당, 여성의당 당원들이 지난 4일 국회 소통관에서
2021년 전국민 재난지원금 정례지급 예산 편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18세기말부터 논의된 기본소득

 

배병철 박사의 「기본소득의 헌법적 의의와 근거에 관한 연구」(충남대 대학원 법학과 박사학위 논문, 2020년 8월)을 보면, 1971년 7월 이탈리아 북부 도시 파도바에서 여성들이 보장소득을 요구했다. ‘페미니스트들의 투쟁’으로 불리는 이 주장은 파도바 여성단체의 선언문에 담겼다. 생산성이나 노동시간과 무관한 보장임금이라는 측면에서 기본소득의 연장선에 있다는 해석이다. 


스위스에선 기본소득 국민발의에 의한 국민투표가 진행된 바 있다. 2013년 10월 4일, 스위스 시민단체 주체로 시민들 12만6천 명이 기본소득 조항을 헌법에 신설하자는 국민발의에 서명했다. 투표 결과는 반대가 더욱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스위스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켰다는 데 의의가 있다. 

 

국민투표까지 진행된 기본소득 신설

 

김공회 교수의 「긴급재난지원금은 기본소득의 마중물인가?」(마르크스주의 연구, 2020년 제17권 제3호)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지급되고 있는 기본소득 현황을 보여준다. 보편적 현금(성) 지원책 시행사례에 따르면, 미국은 연소득 7.5만(부부합산 15만) 달러 이하 시민권자, 영주권자, 취업비자 가진 미국 영토 거주자 개인에게 1천2백 달러(약 150만 원)을 지급했다. 총 예산규모는 2천9백억 달러로 추산된다. 


일본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10만 엔(약 114만 원)을 지급했다. 총 예산규모는 약 12.7조 엔이다. 홍콩은 18세 이상 전체 시민권자 및 영주권자에게 1만 홍콩달러(약 160만 원)를 지급했다. 총 예산규모는 약 710억 홍콩달러로 추산된다. 싱가포르는 21세 이상 국민 및 영주권, 장기체류권자 개인에게 2019년 소득 기준에 따라 6백∼1천2백 싱가포르달러(약 52∼104만 원)을 지급했다. 총 예산규모는 약 57억 싱가포르달러로 추산된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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