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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은 왜?
한국과 일본은 왜?
  • 교수신문
  • 승인 2020.11.1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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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와다 가쓰미 지음 | 정태섭 옮김 | 책과함께 | 240쪽

2019년 7월 1일, 일본은 반도체 생산 필수품목 등의 한국 수출규제 강화를 공식 발표했다. 이어 8월 2일 수출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후 한일관계는 극도로 악화되었다. 한국에서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거세게 일었고, 7~10월간 대일본 항공여객 수는 2018년에 비해 21.2% 감소했다.

한국의 많은 시민들에게 2019년 여름 일본의 경제제재는 급작스럽게 뒤통수를 맞게 된 일이었지만, 사실 양국 간 긴장은 몇 달 전부터 고조되고 있었다.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이 피고인 일본 기업에게, 강제징용 피해자(2차 세계대전 시기에 동원되어 일본 기업에서 노동하게 된 한반도 출신자)들에게 위자료를 지불하라고 판결한 때부터다. 이는 한국으로서는 한일 양국 간의 문제이고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는’ 일이지만, 일본으로서는 전후처리의 기본인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제까지 흔드는 일이었기에 받아들이기 곤란한 것이었다.

여기에는 중요한 함의가 있다. 한국과 일본이 가진 입지와 생각이 서로 다름에도 상대의 입장을 자신의 기준으로 짐작해 곡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일관계 악화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여기에 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냉전 종식 이후 달라진 세계질서 구도와, 그 30년간 민주화를 이루고 국력이 일본만큼 성장한 한국의 변화가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에서 30년간 기자 생활을 해온 사와다 가쓰미는 자타 공인 ‘한국통’이자 일본 최고 수준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다. 1999년부터 4년 반, 2011년부터 4년 동안 서울 특파원으로 지내면서 한일관계와 남북 문제 등 한반도 문제 전문 기자로 활약했다. 2006년부터는 한국의 진짜 모습과 변화를 일본 독자들에게 알리는 책을 집필해왔다. 이번에 처음 우리말로 소개되는 『한국과 일본은 왜?』는 그의 네 번째 저서로, 올 초(2020년 2월) 일본에서 출간된 『반일한국이라는 환상(反日韓?という幻想)』을 완역한 것이다.

이 책은 악화된 한일관계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실상을 제대로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전제하에, 일본 독자들에게 그들과 다른 한국의 논리와 정서를 알리고 생각할 재료를 제공하고자 기획되었다. 이는 거꾸로 우리에게도 일본 사회와 일본인의 진짜 인식을 읽을 수 있게 하고, 나아가 외국인 관찰자의 객관적인 눈으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하는 거울 같은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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