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석재 지음 | 한울 | 208쪽
그리스 문명은 서양 문명의 뿌리다. 곧 그리스 건축은 서양 건축의 뿌리다. 많은 이들은 그리스 건축이 수천 년간 서양 문명사에서 도도히 흘러내려 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그리스 문명은 의외로 근래에, 그러니까 18~19세기에 유럽인들에게도 새삼스럽게 ‘재발견된 문명’이다.
이 책은 무려 2300년 전에 사라졌던 그리스 건축이 어떻게 근대에 다시 발견되어 우리가 사는 현대 도시 건축의 주류로 부상했는지 설명한다. 18~19세기 혁명의 분위기 속에서 유럽의 낭만주의자들, 엔지니어들, 도시 건축가들은 각각 그리스 신전의 폐허, 신전의 기둥, 신전을 중심으로 하는 도시(아크로폴리스) 형태에 주목했다. 이들이 남긴 유산은 오늘날 파리, 베를린, 런던, 뉴욕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모습을 이루었다.
그리스 건축의 영향은 서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것은 비단 파르테논 신전의 기둥을 닮은 덕수궁 석조전 같은 건물에서만은 아니다. 전통고전·종교·문화 공간을 알차게 품은 서울의 모습은 아크로폴리스를 물려받은 현대 도시 구조의 산물이다. 저명한 건축사학자인 임석재 이화여대 교수가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강의한 방송 원고를 책으로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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