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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 전후〮집
고문진보 전후〮집
  • 교수신문
  • 승인 2020.11.1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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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견 엮음 | 이장우, 우재호, 장세후 옮김 | 을유문화사 | 2220쪽

사람들은 시를 공부하기 위하여 『고문진보』를 보통 6백 번씩 읽으면서 암송하는데, 나도 몇백 번을 읽고 암송하게 되었고, 그 뒤로는 한결 시를 쉽게 지을 수 있었다. ─ 퇴계 이황

『고문진보』는 중국 전국 시대에서 당송 시대까지 시와 문장으로 유명했던 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책으로, 전집에는 시가류가, 후집에는 산문류가 수록돼 있다. 동양의 보편적 문학 세계와 정서를 충실히 드러내고 있어 15세기 이후 우리나라에서 사서삼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힌 한문 문장 교과서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을유사상고전’ 시리즈의 일환으로 발간되는 『고문진보』는 2001년(전집)과 2003년(후집)에 발간되어 동양 고전 번역의 새로운 전범을 보여 준 『고문진보』 역주의 3판이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전집과 후집의 체제 불일치를 한 차례 더 수정, 보완하였으며, 오자와 오기 등을 바로잡고 디자인과 편집 면에서 한층 더 현대적인 감각을 보여 준다. 이번 『고문진보』 3판의 발간은 값진 고전을 지속적으로 완성도 있게 소개하겠다는 을유문화사의 견고한 의지를 보여 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한글세대를 위한 이 번역서는 모든 한자에 음을 달고 풀이는 알기 쉽게 해 한문에 낯선 독자들도 문장의 정취를 충분히 음미하며 읽을 수 있도록 하였으며, 독자들이 각 문장에 담긴 의미와 배경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전고나 예문 등을 담은 상세한 주석을 달아 놓았다. 이백의 「아미산의 달 노래(아미산월가)」, 「촉으로 가는 길 험난하구나(촉도난)」, 두보의 「전차의 노래(병거행)」, 「석호촌의 관리(석호리)」, 백거이의 「비파의 노래(비파행)」, 구양수의 「여산고」, 노동의 「차를 노래함(다가)」 등 그야말로 인구에 회자되는 명문들이 이 책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학문에 대한 열정, 나라와 세태에 대한 근심, 출세를 위한 지략, 인생의 의미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고전의 가치와 보물 같은 삶의 지혜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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