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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체계들: 일반이론의 개요
사회적 체계들: 일반이론의 개요
  • 교수신문
  • 승인 2020.11.1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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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클라스 루만 지음 | 이철, 박여성 지음 | 한길사 | 928쪽

『사회적 체계들』의 구성 원리는 인간과 사회 현상을 과학적으로 정립해보려는 시도다. 사회적 체계들의 작동 및 그로 인한 여러 사태의 연관성을 이론화한 것이다.

루만은 이 책에서 존재에 기초한 사유를 작동에 기초한 관찰로 대체했다. “참/거짓의 2항 형식 논리 또한 정보, 통지, 이해를 함께 조합하는 제3항의 선택 과정으로 대체”(20쪽)한 것이다. 루만은 사회를 이루는 최소단위를 커뮤니케이션으로 정의하며 사회는 커뮤니케이션이 지속하는 동안, 즉 ‘작동’하는 동안에만 존재한다고 말한다. 사회 체계가 실존한다는 실체이론에서 사건이론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기존의 사회 체계를 설명하는 여러 이론은 다양한 요소의 관계를 중심으로 사유하는 차원에 머물렀다. 반면 루만의 체계는 ‘작동’을 중심으로 사유하며 역동성을 이론화했다. 이런 사유의 전환이 루만 이론의 가장 큰 특징이다.

작동 중심의 사유는 요소와 요소의 관계를 출발점으로 삼지 않는다. 사회 체계를 이루는 궁극적인 단위를 ‘작동’으로 여긴다. 루만은 결국 사회 체계는 “작동들의 순차적인 이어짐”(22쪽)이라고 주장한다. 『사회적 체계들』에서 살펴볼 수 있는 ‘작동’ 사유 방식의 핵심은 ‘작동’ 이론의 요소인 사건이 “작동이 발생하는 즉시 소멸해버리며 이어지는 두 사건이 ‘같은’ 순간에 있을 가능성이 없다는 데 있다”(23쪽).

예를 들어 사라지는 사건과 발생하는 사건이 서로를 지시해 ‘자기생산체계’가 생성된다고 설명한다면 그것은 루만의 사건 개념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을 상정해 루만 해석의 근거로 삼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루만의 자기생산 개념에서 ‘자기’는 발생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바로 그 사건 자신과의 관계 맺으면서 생산된다.

모든 사건, 즉 사건 자신과의 관계를 실현하는 사건들은 특정한 구조에서 발생한다. 여기서 구조 개념은 구조주의에서처럼 절대적인 위상을 지니지 않는다. 루만의 체계이론에서 구조는 그 구조에 의해 사건이 유발될 때에만 활성화되며, 역으로 구조가 없다면 사건도 발생할 수 없다. 구조도 사건도 그 어떤 것도 절대적인 개념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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