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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문서보관소 자료집.1: 문서 번역집
러시아문서보관소 자료집.1: 문서 번역집
  • 교수신문
  • 승인 2020.11.1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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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디지털인문한국학연구소 엮음 | 김혜진 외 6명 옮김 | 한울아카데미 | 536쪽

1921년 소비에트 정부는 공산주의운동을 수행할 지도자를 훈련·양성할 목적으로 모스크바에 ‘동방노력자공산대학’을 설립했다. 이 대학에서 교육을 받은 대표적인 인물로 중국의 덩샤오핑, 베트남의 호찌민, 한국의 박헌영, 김단야 등을 들 수 있다. 한인학생들은 동방노력자공산대학 조선학부에서 공부했는데, 1924년 당시에는 120명이 재학하고 있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만큼 많은 한인청년들이 조국의 독립과 해방을 가져다줄 항일혁명운동에 헌신하고자 마르크스·레닌주의이론을 공부하고 훈련하기를 갈구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러시아문서보관소 자료집』 1권 문서 번역집과 2권 문서 모음집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디지털인문한국학연구소 토대연구단이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2017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추진하고 있는 연구의 성과물이다.

1권 문서 번역집은 러시아어로 된 2권 문서 모음집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다. 러시아국립사회정치사문서보관소에 보관된 사료 중 ‘동방노력자공산대학’ 조선학부와 관련된 문헌 대부분을 번역해 수록했다. 이 작업을 통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과 사건이 발굴되어, 한국 독립운동사와 사회주의운동사 연구의 지평을 넓히리라 기대한다.

이 책은 사료의 내용과 작성 시기에 따라 분류해 7부로 구성했다. 제1부에서는 동방노력자공산대학의 입학 규정과 교과과정에 관련된 문서들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수업이 어떻게 운용되었고, 어떤 내용을 가르쳤는지 등을 알아볼 수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디지털인문한국학연구소 토대연구단은 러시아국립사회정치사문서보관소 사료를 분류·정리하면서 그동안 공산주의운동사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들을 다수 확인했다. 조선학부 학생들의 지도 그룹인 3인위원회에서 활동한 김상탁·박인원·김병률·박 니키포르·한상희·김호반·오창우·박 표도르 등을 비롯해 교원으로 활약한 황동육, 북간도와 연해주 지역의 항일무장투쟁사에 이름을 남긴 오성륜·마춘걸·김규찬·박영·박진·최동욱 등이나 시베리아내전 종결 후 연해주 지역 한인사회의 사회주의화 과정에서 지도적 역할을 한 이문현·이규선·박동희·김원 등이다. 이뿐 아니라 시베리아내전기 무장운동에 이름을 남긴 인물로서 국제사관학교에 재학 중이던 오하묵, 최자형, 박 알렉세이, 안기석, 박 표트르 등에 관한 내용도 흥미를 끈다.

한국독립운동의 어두운 면으로 지적되는 분파 문제는 동방노력자공산대학에서도 예외 없이 일어났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갈등하고 분열하면서 한인사회주의운동의 장애물이 되기도 했다. 동방노력자공산대학의 학생, 간부, 교원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1930년대 조선공산당 재건운동에서는 분파 문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소되면서 공산주의운동이 질적으로 발전한 것도 이런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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