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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감정들
정의의 감정들
  • 교수신문
  • 승인 2020.11.1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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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지음 | 김대홍 옮김 | 너머북스 | 308쪽

조선시대는 노비제를 포함한 신분 세습체제와 유교적 관점에 기반한 젠더 구분 때문에 전형적인 경직된 사회로 그려지곤 한다. 그러나 『정의의 감정들_ 조선 여성의 소송으로 본 젠더와 신분』은 놀라울 정도로 복합적인 법적 시스템의 그림을 드러내며, 조선 사회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새로운 긴장을 불어넣는다. 컬럼비아대 박사과정 중 조선시대 여성이 국가에 억울함을 제기한 소지(所志)를 접했다는 김지수 교수(조지워싱턴대 역사학과)는 조선시대 여성들이 노비에서 양반까지 신분과 관계없이 법적 주체로 인정받고 독립된 목소리를 내면서 법정에 섰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한다. 동시대 중국이나 유럽에서는 결혼한 여성의 경우 남성을 통해서만 법정에 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여기에 다 감정사(history of emotion)라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결합하여 서로 다른 젠더와 신분의 주체가 사회 안에서 동등한 법적 주체로 인식되면서 어떻게 상호작용했는지에 관해 다양하고 복잡한 상을 제시한다. 여성이 이 책의 핵심 행위자이지만, 여성이 속해 있는 남성과 여성의 관계 및 제도적 수준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남녀를 아우르는 젠더의 역사에 관한 것이다. 이 책은 조선시대 여성들의 젠더와 신분, 법 감정을 처음으로 연구한 결과물이라는 점과, 시대와 학문 분야를 막론하고 공감이 가는 주제일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역사의 특수성을 동아시아사 및 서양사와 비교하면서 세계사의 맥락에서 보편적으로 논의하였다는 점에서 국제 학계의 높은 평가를 받으며 팔레상(James D. Palais Book Prize)을 수상하였다. 김지수 교수는 해외 한국학 연구의 허브 중 하나인 미국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소장을 맡아 부쩍 관심이 높아지는 한국학 학술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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