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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케인지언 내생화폐이론
포스트케인지언 내생화폐이론
  • 교수신문
  • 승인 2020.11.0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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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섭 지음 | 아카넷 | 476쪽

포스트케인지언 내생화폐이론은 화폐가 경제활동에 가장 본질적인 요소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화폐는 경제활동의 시작과 함께 발생하고, 해당하는 경제활동이 종료되면 소멸한다. 즉, 화폐는 경제활동의 필요에 따라 경제 안에서 ‘내생적으로’ 발생하고 소멸한다. 이는 경제의 실물적 관계가 화폐와 상관없이 정립되고 화폐는 단순히 ‘외생적으로’ 경제에 투입된다고 보는 주류 경제학의 견해에 정면으로 부딪치며 전통적인 경제학의 기초를 흔든다.

주류 화폐이론의 통화승수 모형, 대부자금설 및 신용창조 과정을 뒤집고 인플레이션은 실물적 현상으로, 이자율 정책은 소득분배 정책으로 바라보며 케인즈의 유효수요이론을 지지하고 강화한다. 이로써 현실의 경제 현상을 올곧게 설명하고 자본주의 화폐적 생산경제의 문제를 마주하게 한다.

포스트케인지언 내생화폐이론의 의의는 무엇보다 현실의 경제 현상을 제대로 이해해야 할 시급함에 있다. 1960년대에 뉴욕연방준비은행 부총재를 지낸 앨런 홈스(Alan Holmes)는 화폐와 관련한 현실 경제의 작동방식을 “대부 먼저, 지급준비금은 그 다음에”라는 경구로 요약했다. 반면 주류 경제학자들이 전개하는 화폐이론은 “지급준비금 먼저, 대부는 그 다음에”라고 요약할 수 있는 사고에 기초한다.

찰스 굿하트(Charles Goodhart)는 중앙은행 실무자와 경제학자 사이에 존재하는 이런 ‘이상한 이분(二分) 현상’을 오랫동안 지적해 왔다. 그의 지적은 대부분의 주류 경제학자들에게 여전히 허공을 향한 목소리로 남아 있다. 포스트케인지언 내생화폐이론은 이론과 현실의 간극을 없앤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내생화폐 경제에서 화폐정책이 취하는 형태인 이자율 조정이 주류 경제학에서 주장하듯이 물가안정 정책이 아니라 일차적으로 소득분배 정책이어야 한다는 급진적 정책을 제안한다. 포스트케인지언 내생화폐이론은 현대의 복잡한 경제 속에서 이론과 현실의 간극을 메워줄 이론으로, 그리고 화폐정책의 새로운 의의를 제안하는 이론으로, 주류 경제학의 뒤집기를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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