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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과' 여부, 신입생 모집에 달렸다
'폐과' 여부, 신입생 모집에 달렸다
  • 김조영혜 기자
  • 승인 2004.04.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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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학과 구조조정 통해 살 길 모색

신입생 모집율 하락으로 위기에 처한 지방대가 학과 구조조정을 통해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경남대는 국제언어문화학부의 프랑스, 독일, 러시아언어문화전공을 폐지하고 중국언어문화전공만을 특화해 중국학부로 개편하기로 했다. 또한 응용수리학부의 응용수학전공을 폐지할 계획이다.

 

서원대는 경영학부 4개 학과(주간 3, 야간 1)와 국제경영학부 3개학과를 경영학부로 통합하고 신입생 지원율이 낮은 무용학과는 내년부터 체육교육과로 편입,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기로 했다. 또, 건축학과와 야간 경영학과는 주간 전환을 목표로 교육인적자원부에 조직 개편안을 제출한 상태다.

 

영동대는 건강관리과, 생명공학과, 제약공학과를 생명?신약관련 학과로 통합하고 호텔관광학과, 스포츠복지과(가칭) 등을 신설하기로 했다. 충청대도 경영?인문계열 및 공업계열을 각각 학부로 통합하고 야간 메카트로닉스학과를 폐과하기로 했다. 청주대는 야간학과 정원을 줄여 신입생 지원율과 취업률이 높은 학과의 정원을 늘린다는 원칙을 세워 학과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대학의 학과 통폐합 경향은 크게 세 가지로 나타나는데 첫째, 철저히 신입생 모집율에 따라 증원 또는 감원, 폐과된다는 것이다. 경남대 기획처 관계자는 “이공계 기초과학 전공의 학생 지원율이 떨어져 응용수학전공을 폐지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프랑스, 독일, 러시아 전공도 지원 학생이 10여명 이내로 대학 경쟁력 강화를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기존 학과 체계에서 모집단위를 광역화하는 방식으로 학과 개편이 되고 있다. 이는 학생들에게 전공선택의 기회를 준다는 취지도 있지만, 모집단위를 광역화해 학부제로 모집하는 것이 학과 모집보다 폐과 위험율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정해성 서원대 대학발전추진본부장(정보분석학과)은 “유사학과 통폐합 차원에서 모집단위를 광역화한 것”이라며 “신입생 모집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모집단위를 광역화해 유연하게 대비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경향은 해당학과 교수, 학생들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개편되고 있다는 것이다. 몇 차례 학과 구조조정으로 학내 분규 등 홍역을 앓은 바 있는 대학들이 학생들의 원하는 학과로 전과하게 하거나 휴복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학과를 존속시키는 등 마찰을 최소화하고 있다. 충청대의 경우, 폐과 결정된 야간 메카트로닉스학과 학생들에게 주간학과로의 전과를 약속했다. 경남대는 해당 학과 학생들이 학과폐지 방침에 반발, 총장실을 점거하기도 했으나 △사범대를 제외한 전 학과로의 전과 △프랑스, 독일, 러시아 유학 경비 일부 보조 등을 조건으로 폐과안을 수용한 상태다. 

 

교수들의 경우에도 대부분의 대학이 교양학부나 유사학과로 소속을 변경하는 방법으로 신분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소속 학과가 폐지된 상황에서 언제까지 교수신분이 유지될 지는 불안한 상황이다.

 

한편, 서원대가 이공계 계열과 정보분석학과 등 유사학과를 대상으로 2차 구조개편을 계획하고 있는 등 지방대들의 학과 구조조정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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