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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권 대학들, 학령인구 감소에도 정원 외 모집으로 입학생 확보
서울권 대학들, 학령인구 감소에도 정원 외 모집으로 입학생 확보
  • 장성환
  • 승인 2020.10.27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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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년간 정원 외 정원 전체 3천373명 늘어
이 가운데 70%가 서울…지역 불균형 완화 안 돼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의 입학 정원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서울 소재 대학들만 정원 외 정원을 늘려 오히려 입학생 숫자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정부가 본격적으로 대학 구조개혁을 진행하기 시작한 2012년과 올해 대학 입학 정원을 비교·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올해 4년제 일반대와 전문대를 합친 입학 정원은 47만9천12명으로 지난 2012년 54만4천173명에 비해 6만5천161명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정원 외 모집인원은 3천373명 늘어난 4만1천23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기간 서울지역 4년제 대학 정원 외 모집인원이 1만566명에서 1만2천926명으로 2천360명 증가했다. 전체 증가분 3천373명 중 70%가 서울지역에서 늘어난 것이다. 정부가 지난 10년 가까이 진행한 대학 구조개혁 정책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격차를 벌리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또한 올해 대입부터는 대학에 입학하려는 학생보다 대학 입학 정원이 많은 이른바 역전현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자 수는 49만3천433명으로 전년도(54만8천734명)에 비해 5만5천301명 감소했다. 최근 3년간 수능 평균 응시율이 89%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응시생은 44만 명 정도로 예상된다. 하지만 올해 전국 4년제 일반대와 전문대의 입학 정원은 47만9천12명으로 수능 예상 응시생 숫자인 44만 명보다 3만9천여 명 많다. 

실제 통계청이 작년 3월에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의하면 내년도 18세 학령인구는 47만6천259명이며 이를 토대로 교육부가 추산한 대학 입학 가능 자원은 42만893명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지역 4년제 대학의 경우 입학 정원은 줄이면서도 정원 외 정원을 늘려 입학생 수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2012년과 올해 4년제 대학과 전문대의 입학 정원, 모집인원, 입학자를 정원 내와 정원 외로 나눠 살펴보면 입학 정원과 모집인원 모두 줄었지만, 올해 4년제 대학은 실제 모집공고 상의 정원 외 정원이 2012년 3만7천858명에 비해 3천373명 늘어난 4만1천231명에 달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지역 4년제 대학의 정원 외 정원은 1만2천926명으로 전체 4만1천231명의 31.4%나 차지한다. 이는 2012년 27.9%(1만566명)에 비해 증가한 수치다. 또한 서울과 경기 지역 대학들의 정원 외 정원 비중이 전체 정원 외 정원의 43%로 절반에 가깝다. 지난 10여 년 간 정부가 대학구조개혁위원회를 설립하고 대학 구조조정을 추진해왔지만 입학 정원 감축의 방법으로는 그 한계가 분명하다는 게 확인된 것이다. 

대학 구조조정 정책이 지역 간 불균형도 완화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올해 전국 대학의 입학 정원은 2012년에 비해 8.1% 줄어들었으나 서울의 경우 1.4% 감소하는 데 그쳤다. 게다가 서울 소재 대학은 정원 외 정원을 늘려 결과적으로 모집인원 자체는 2012년보다 1천341명 증가했다. 

서 의원은 “대부분의 정원 외 정원은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농어촌 지역 학생들을 위한 특별 전형이거나 재외국민 외국인 전형, 만학도 및 성인재직자 전형(전문대)으로 무조건 없애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기능에도 불구하고 정원 외 정원이 서울이나 경기지역과 같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면 지역 간 불균형과 지방대의 입학 자원 감소는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당장 내년부터 수능 응시자가 대학 입학 정원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원 내 정원과 정원 외 정원으로 이원화해서 운영하는 모집 정원 제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성환 기자 gijahwan90@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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