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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사관 극복’에 기여한 김용섭 연세대 명예교수 별세
‘식민사관 극복’에 기여한 김용섭 연세대 명예교수 별세
  • 하혜린
  • 승인 2020.10.2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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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농업사 연구의 대가 김용섭 연세대 명예교수(사학·사진)가 지난 20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그는 조선 후기 농업 경제사 연구에 평생을 바쳤다. 한국농업사 연구를 집대성한 고인은 지난 2월 『김용섭 저작집 1~9』라는 이름으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수여하는 제 1회 한국학 저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 교수는 또 중앙문화대상 학술상(1991), 국민훈장 동백장(1997), 성곡 학술문화상(2002), 용재상(2009), 위당 정인 보상(2019) 등을 받았다.

‘내재적 발전론’은 김 교수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내재적 발전론이란 일제 식민치하가 아니더라도 한국은 이미 자주적 근대화를 이뤄가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내재적 발전론은 20세기 한국 역사학계에서 성행했지만 타당한 경험적 근거가 부족해 비판이 제기되기 일쑤였다. 

그의 연구는 한국이 역사를 이끌 주체적인 힘이 없어 외세 지배를 받았다는 식민사관 타율성을 떨치는데 기여했다. 식민사관을 극복하고자 했던 고인의 진정성은 그가 역사 공부를 선택한 동기에서도 드러난다. 

고인은 지난 2월 한국학 저술상 수상 당시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왜 우리가 전쟁을 해야 하는가’를 역사적으로 규명하고자 했다”라며 역사학자의 길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전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른바 ‘숨은 신(神)’이었다. 그는 18~19세기 토지대장을 포함한 여러 사료를 면밀히 분석해 ‘경영형 부농(富農)’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경영형 부농은 시장에 판매할 목적으로 대규모 농지를 경작하고 임노동까지 고용했던 계층이다. 이 개념은 이미 조선사회에 자본주의 싹이 존재했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했다. 

고인은 1931년 강원도 통천에서 태어나 서울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고려대에서 석사를 하고, 연세대에서 한국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있으며, 발인은 오는 23일 오전 6시다. 

하혜린 기자 hhr210@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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