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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료, 국·공립대-사립대 격차 더 커졌다
강사료, 국·공립대-사립대 격차 더 커졌다
  • 장성환
  • 승인 2020.10.2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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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강사료, 국·공립대 평균 9만2천 원…사립대 5만7천 원
전국 121개 4년제 대학 조사…“사립대 강사 처우 개선 필요”

국·공립대와 사립대의 대학 강사료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대 강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윤영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지난 8월 전업 박사 기준 강사료)와 대학알리미 공시 자료(2020년 1학기 강사료)를 토대로 전국 121개 4년제 대학(국·공립 36곳, 사립 85곳) 강사의 시간당 강의료를 분석한 결과 국·공립대는 평균 9만2천270원, 사립대는 평균 5만7천400원을 지급하고 있었다. 시간당 3만4천870원이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한 강사가 일주일에 6시간씩 한 학기 동안 강의한다고 가정하면 국·공립대냐 사립대냐에 따라 334만7천520원의 임금 격차가 나게 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96개 4년제 대학 강사 강의료의 국·공립대 평균은 7만3천900원, 사립대는 5만4천300원이었다. 조사한 대학의 숫자 차이가 나는 걸 감안하더라도 국·공립대 강사 강의료는 2만 원 가까이 증가한 반면 사립대의 경우 몇 천원 오르는데 그쳤다. 국·공립대와 사립대 간 강사 강의료 차이도 1만9천600원이다. 

이처럼 국·공립대와 사립대 간 강사 강의료 격차가 벌어지게 된 데는 정부 지원 규모의 차이와 사립대 재정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정부와 국회는 국립대에 강사 처우 개선을 위해 1천517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지만 사립대 강사 처우 개선비는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610억 원만 편성했다. 여기에 11년째 계속되는 등록금 동결로 대부분의 재원을 등록금에서 충당하는 사립대는 강사 강의료를 인상할 여력이 없어지게 되면서 차이가 더 커졌다.

지난 1학기 전국 121개 대학 강사의 시간당 강의료 전체 평균은 6만7천659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공·사립대를 통틀어 강사 강의료가 가장 높은 대학은 부산대(9만8천600원)였으며, 그 뒤로 △경북대(9만7천680원) △전남대(9만3천500원) △한국해양대·충남대·순천대·서울교육대·부경대·목포해양대·대구교육대·금오공대·경인교육대(9만3천 원) 순이었다. 반면 △인하대(4만 원) △침례신학대(4만2천 원) △대구예술대(4만 5천 원) △경주대(4만9천 원) △한국외대(4만9천550원) 순으로 강사 강의료가 낮았다. 

강사 강의료 상위권을 차지한 대학은 모두 국립대다. 이는 지난 2011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국립대 시간강사 처우 개선 사업’의 영향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올해 대학 강사 시간당 강의료 단가 9만2천800원을 기준으로 70%의 비용을 지원해 주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우리가 책정한 액수를 강제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는 것”이라며 “같은 국립대라 하더라도 강사 처우 개선 평가 지표에 따라 지원금에서 약간의 차이가 날 수는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립대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는 서울대와 인천대의 지난 1학기 강사 강의료는 각각 8만 원, 6만1천 원으로 확인됐다. 국립대 법인은 국립대와 달리 정부 출연금에서 자율적으로 강사료를 책정해 지급한다. 서울시립대(8만 원)와 같이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 공립대도 마찬가지다.  

사립대 중에서 강사 강의료를 가장 높게 책정한 대학은 포스텍(9만 원)이었다. 이어 △영남대(8만3천500원) △대구대(8만1천 원) △한국기술교육대·계명대(7만5천 원) △가톨릭대(7만1천867원) △조선대(6만8천 원) △성균관대(6만7천700원) △경운대(6만5천 원) △대구가톨릭대(6만3천 원) △서강대·한서대·차의과대·우송대·배재대·경일대(6만 원) △호남대·대구한의대·고신대(5만8천 원)가 20위권을 차지했다.

포스텍 관계자는 “학교 설립 당시 기조가 교수와 학생의 처우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이었다”며 “강사 처우가 좋아져야 강의 질이 올라가는 만큼 앞으로도 강의료를 더 높이겠다는 게 우리 대학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노조 결성·비수도권대 강사료 높아

한편 국·공립대와 사립대의 강사 강의료 순위를 보면 두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먼저 노조가 결성돼 있는 대학이 최상위권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국·공립대 1위 부산대, 2위 경북대, 3위 전남대와 사립대 2위 영남대, 3위 대구대는 모두 한국비정규교수노조의 분회가 있는 대학이다. 노조가 있는 경우 임단협(임금 단체 협약)으로 협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강의료가 높게 책정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강사 강의료가 높은 대학이 비수도권에 많이 분포돼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국·공립대의 경우 상위 12개 대학 중 10곳, 사립대는 상위 22개 대학 가운데 18곳이 비수도권에 위치하고 있었다. 평균으로 따져 봐도 비수도권의 강사 강의료는 7만1천758원으로 수도권(6만414원)보다 1만 원 이상 높았다.  

이에 대해 김진균 한국비정규교수노조 부위원장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수도권의 경우 강사로 일할 수 있는 고학력 인재들이 많이 살고 있고, 상대적으로 비수도권은 강사 수급이 어렵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대학 강사 강의료 순위는 국·공립대인 △서울교육대·경인교육대(9만3천 원) △한국체대·한경대·서울과학기술대(9만2천800원) △서울대·서울시립대(8만 원)에 이어 사립대인 △가톨릭대(7만1천867원) △성균관대(6만7천700원) △성공회대(6만1천200원)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김 부위원장은 국·공립대와 사립대의 강사 강의료 차이가 계속 벌이지고 있는 만큼 사립대 강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교육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학혁신지원사업 선정 평가 기준에 비정규 교수 처우 수준 항목이 들어가 있으나 사업 선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이기 때문에 각 대학이 강사 처우에 신경 쓰지 않는다”며 “이 항목이 사업 선정 당락을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개선돼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고등교육의 공공성 확립이라는 대의에 따라 교육부가 국립대처럼 사립대도 강사 강의료를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성환 기자 gijahwan90@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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