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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고 싶은 책: 누가 인간복제를 두려워 하는가
함께 읽고 싶은 책: 누가 인간복제를 두려워 하는가
  • 정광수 전북대
  • 승인 2004.04.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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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를 위한 윤리적 물음

『누가 인간 복제를 두려워하는가』| 그레고리 펜스 지음| 이용혜 옮김| 양문 刊

1997년 2월, 스코틀랜드 로슬린 연구소의 윌멋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체세포 핵이식 기술을 포함하는 절차에 의해 복제 양 돌리를 탄생시켰다는 사실이 공표되자마자 세계 각국의 대중 매체들은 앞 다퉈 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에서 등장했던 복제인간이 실제로 우리 앞에 서게 될 날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종교계, 학계를 비롯한 사회 각계각층으로부터 이에 대한 놀라움과 우려를 담은 여러 의견들이 개진되자, 돌리를 탄생시킨 기술을 인류의 복지 증진을 위해 의약학 분야 등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주장은 인간 복제를 반대하는 의견들에 압도당하고 말았다.

종교적 신념이나 정서적 반감이 아니라, 사실과 이론에 근거한 합리적 절차를 통해 철학자들은 인간 복제 행위의 도덕적 금지 또는 허용 가능성 여부를 판가름하고자 한다. 철학자들은 이 문제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을 지니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인간 복제 허용이 도덕적으로 문제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인간 복제는 근본적으로 윤리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지금 당장은 기술적 문제들 때문에 금지해야 되지만, 그 문제들이 해결되고 동물 실험 등을 거친 후에 어느 수준의 안전성이 확보되면 인간 복제가 생식보조기술 등의 경우에는 도덕적으로 문제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철학자들이 존재한다.

마지막 견해에 동조하는 대표적 철학자들 중의 하나가 미국 버밍햄 소재 알라바마대의 의학, 예술, 인문학 과정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는 그레고리 펜스인데, 그가 돌리 복제 이후 형성된 무비판적 인간 복제 금지 여론에 공식적 반기를 들며, 인간 복제에 대한 좀더 합리적인 토론과 결론을 이끌어 내려는 동기에서 집필한 책이 ‘누가 인간 복제를 두려워하는가’다. 펜스와 같은 동기에서 ‘인간개체복제의 윤리적 물음’에 관심을 갖고, 그와 같은 견해를 갖고 있는 철학자 중의 한 사람으로서 함께 읽고 싶은 책으로 권하고 싶다.

정광수 / 전북대 과학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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