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01:55 (수)
국립대 권력형 성범죄, 최근 3년간 2배 이상 증가
국립대 권력형 성범죄, 최근 3년간 2배 이상 증가
  • 장성환
  • 승인 2020.10.06 17: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 35개 국립대 자료 분석 결과
정청래 의원 “가해자 엄중 처벌해야”

국립대 내에서 발생한 교수와 학생 간의 권력형 성범죄 사건이 최근 3년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전국 35개 국립대와 국립대 인권센터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7~2019년) 대학 내 성희롱·성폭행 사건이 50% 이상 급증했다. 

이 기간 대학 내에서 일어난 성범죄 사건은 총 391건으로 지난 2017년 101건, 2018년 145건, 지난해 151건을 기록하며 그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신고자와 가해자의 관계 기준으로 살펴보면 학생과 학생 사이의 성범죄 건수가 231건으로 가장 많았고, 교수와 학생 간이 49건, 학생과 기타 관계가 26건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학생이 교수로부터 당한 성희롱과 성폭행 피해를 호소하는 사건은 지난 2017년 10건에서 지난해 22건으로 3년 새 2.2배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학생 간 성범죄가 67건에서 90건으로 1.3배 늘어난 것에 비하면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유형별로는 언어적 성희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준강제추행과 같은 성범죄도 지속적으로 생겼다.

학업을 평가하는 교수와 평가대상인 학생 사이라는 특수성에 비춰볼 때 학생들의 정신적 피해·학습권 침해 같은 2차 피해가 다수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취업 등 사회 진출을 앞둔 학생이 자신의 신분을 노출시키며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피해 학생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모바일 환경이 정착되면서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같이 메신저 앱 상에서 언어를 통한 성희롱, 음란물 전송 등 기타 유형의 성범죄도 빠르게 늘고 있어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인지하기 어려운 것을 감안하면 더욱 심각한 사회문제로 불거질 우려가 큰 실정이다.

정 의원은 “배움의 터전인 대학에서 성폭력 사건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지만 특히 스승인 교수로부터의 성범죄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는 게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며 “피해를 입은 학생은 학업과 취업을 포기하는 등 정신적 충격이 극심하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성범죄 교수가 정직 몇 개월 뒤 복직하는 사례도 발견되고 있는 만큼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학교 측의 조치에 대한 교육부의 지속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성환 기자 gijahwan90@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